“공적인 자리에서 ○○야 하대하지 말자” 
호칭 의미와 기본 지키면 신뢰 관계 원활

[사례 1]
태권도계 공식 행사장. 40대 여교수가 행사장에 들어오자 60대 중진이 손짓을 하며 “○○야. 반갑다”라고 말한다. 순간 여교수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아무리 자신을 가르친 스승이라 해도 공적인 자리에선 “○교수, 반가워”라고 불러주길 바란 듯하다.

[사례 2]
일반 음식점. 훈련을 마치고 서너 명의 태권도 지도자들이 저녁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A감독이 모교 3년 후배 지도자에게 “B감독, 선수들 컨디션 좋아”라고 물었다. 사적인 공간이라 후배 감독의 이름을 불러도 될 텐데 A감독은 성(姓)을 붙여 감독이라고 불렀다.

[사례 3] S태권도장. 홍길동 사범이 수련생들에게 기본동작과 품새를 가르치고 있다. 이 때 관장이 다가와 홍길동 사범을 향해 “길동아! 관장실로 들어와”라고 말했다. 그 소리를 들은 홍길동 사범은 불쾌했다. 수련생들 앞에서 “홍 사범”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사회생활을 한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상대방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고민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자신이 누군가를 호칭하고, 상대방이 자신을 어떻게 호칭하는지에 따라 ‘버릇없다’거나 ‘무시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호칭(呼稱)은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예의이자 태도이다. 상황과 공간(자리)에 따라 적절하게 상대방을 부르면 호감을 주고 신뢰관계가 두터워진다.

호칭은 ‘∼’게 하라는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대개 사람에 따라 상대방을 대하는 기준과 관점이 달라 여러 유형의 호칭이 존재한다.

현대 사회에서 호칭은 대인관계의 코드를 내포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호칭은 자신의 기준과 시각으로 상대방을 재단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즉 상대방의 나이, 사회적 지위, 재산의 많고 적음, 영향력 여부 등을 종합한 후 자신과의 관계 여부를 따져 부르는 속성이 강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직적 위계(位階) 관계가 호칭에 짙게 배어있다. 태권도계도 마찬가지다. 태권도계에서 사용되는 호칭은 다분히 권위적이고 종속적이다.

특히 자신이 상대방보다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을 때, 이를테면 한 살이라도 나이가 많고 기수(基數)가 빠르며 직위가 높다고 생각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반말하거나 하대(낮춤말)한다.

특히 사적인 자리가 아닌 공적인 행사(모임)에서도 이름을 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이 마치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과시하려고 하는 것처럼. *[사례 1]

아무리 후배, 제자라고 해도 공적인 자리에서 ‘손아래 사람’ 취급하며 이름을 부르는 모습은 볼썽 사납고 꼴불견이다.

A라는 태권도인이 있다고 하자. A가 공식 모임에서 출신학교 후배나 조직상 서열이 낮은 사람을 보면, 대체로 “야∼”, “어이∼”, “○○아”라며 상대방을 부른다. 그 사람이 교수이든, 위원장이든, 사장이든 간에 다짜고짜 하대하고 이름을 부른다. 우리 주변에 A와 같은 태권도인들은 허다하다. 이런 호칭은 허물없는 술자리나 사적인 공간에서 해야 한다.

물론 개중엔 친근감의 표시라고 할 수도 있고, 아랫사람인데 하대하고 이름을 부르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며 항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 인간관계와 규범을 알고 있는 태권도인이라면, 자기보다 나이가 어리고 기수가 늦으며 직위가 낮다고 해서 함부로 이름을 부르며 불쾌감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부른다고 해서 그 사람의 위신과 체통이 서는 것도 아니다. 되레 권위적이고 매너 없는 사람으로 빈축을 살 것이다.

자리가 공적인 곳이거나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자기보다 아랫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교수”, “◯위원장”, “◯코치”라고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상대방을 존중하고 높여주는 것은 자신을 인격을 높이는 것이다. 호칭의 기본을 지키면 더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사례 2] [사례 3]

일부 태권도인들은 태권도를 취재하는 기자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리고, 동향이라는 이유로 하대한다. “서 기자”라고 부르면 될 텐데 이름을 부른다.

그럴 때마다 기자는 쏘아붙인다.
“서 기자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습니까? 아니면 자존심이 상합니까? 하대하지 마세요. 기분 나쁩니다.”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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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호칭 개선 해야되고요 나이로 상하 관계를 조정하려하지 말고 존중은 못해도
    예의는 서로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2. 서성원 명 기자님

    매우 동감합니다.

    늘~~~ 예리한 통찰력.. 밝은 쓴 소리.. 해박한 태권도 지식 에
    깊은 존경을 표합니다.

    썩어빠진 언론이 많은되… 늘 좋은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 쭉 건승을 기원합니다.

  3. 평소 태권도의 역사정립에 심오한 부분까지 파 헤치며 노력하시는 땀에 경의를 표하고 있었지만, 또 다른 분야인 경기장 문화 개선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기본에 대인간의 존칭의 개선부터 시작 돼야한다는 서기자님의 기사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 분위기만 조성된다면 경기장 뿐만 아니라, 사회인 으로부터 존경 밭을 수 있는 아름다운 문화로 발전할 수 있게 선배가 우선 솔전수범하여 행하고 후배님의 존경으로 이어져 부단한 노력을 형성한다면 이루어지지 아닐까 합니다!
    좋은기사 내용 감사합니다.

  4. 네 맞습니다. 특히 몇몇 분들이 사범들~사범들~~~. 이러면서 부른다거나 아이들 앞에서 00사범. 또는 00관장 이렇게 부르는데 정말 듣고 싶지 않은 호칭입니다. 사범님. 관장님 . 이라고 정확히 불러 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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