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유급자 품새인 <태극 7장>에는 손날 아래막기, 바탕손 거들어막기, 보주먹 가위막기, 무릎치기, 몸통 헤쳐막기, 엇걸어 아래막기, 표적치기, 범서기 등 다양한 동작이 나온다.

그 중에서 ‘보주먹’의 풀이와 기능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품새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국기원 교본에 보주먹에 대한 풀이가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보주먹’은 모아서기 상태에서 두 손을 단전(丹田) 앞에서 천천히 코와 윗입술 사이 인중(人中) 높이로 끌어 올리면서 주먹을 쥔 오른손을 왼손이 살며시 감싸는 동작이다. 영어로는 ‘ hand covered fist’, ‘covering fist’라고 표기한다.

지난 4월 20일 이송학 사범(국기원 사범연수 품새 강사)은 한국여성태권도연맹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예전에 원로들 중에는 보주먹의 ‘보’를 ‘포대기 보(褓)’라고 가르쳤지만, 무술과의 연계성에서 보면 ‘지킬 보(保)’가 맞다. 주먹으로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고 화해를 하겠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무술영화를 보면 ‘보주먹’을 하면서 상대방에게 ‘예(禮)’를 표하는데, 그 속에는 겸손과 겸양, 존중과 배려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21일 다음과 같이 뜻을 보탰다.

“보주먹 용어는 무술 관점에서 볼 때, 5개 구간의 상대 공격을 팔목이 아닌 손으로 막아내고 상대방을 배려하며 나의 실력을 보여준 다음, 강력한 무기인 주먹을 지키며(보호하며) 이제 싸움을 그치자는 예법의 뜻으로 해석된다. 보주먹 이후의 기법은 이전과 다르게 거대한 산처럼 웅장하게 이뤄지는데, 가위막기로 상대의 팔을 부러뜨리고 머리를 잡아 당겨 얼굴을 무릎치기로 강하게 공격하고 (…) 보주먹 이전의 기법은 손을 상징하고 이후는 웅장한 산을 상징하는데, 이는 태극7장이 팔괘사상의 간 사상(손과 산을 의미)과 맥을 같이 한다.”

서영애 사범(세계품새선수권대회 금메달 9개 획득)은 지난해 5월 태권도원에서 열린 3급 사범연수에서 유급자 품새를 강의하며 “보주먹은 누구를 공격하거나 방어하는 동작이 아니다. 운동 기능 측면에서 호흡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월 22일 보주먹에 대해 묻자 다음과 같이 풀이했다.
“품새를 수행할 때 속도는 빠르게 또는 서서히(느리게) 하는 두 가지이다. 미는 동작을 제외하고 실제 공격과 방어를 느리게 한다면 말이 안 된다. 느리게 하는 동작 중 태극6장 헤쳐 내려막기, 태극7장 보주먹, 유단자 고려 메주먹 표적치기 등의 동작은 힘을 주지 않고 서서히 하면서 호흡을 정리하는 기능을 한다. 보주먹에 대한 내면적 해석은 강익필 사범과 거의 일치한다.”

그렇다면 강익필 사범(국기원 품새 강사)은 보주먹을 어떻게 풀이할까.
“인중 높이에서 보주먹을 하는 것은 공방(攻防)의 의미가 없다”고 전제한 강 사범은 “보주먹을 음양(陰陽) 측면에서 설명하면, 기(氣)의 흐름을 연결하고 마음을 정돈하며 호흡을 조절하는 동작으로 보면 된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보주먹은 하단전의 중심과 하단전 주변의 힘을 통합하기 위한 (준비)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전·후·좌·우 또는 사선(빗금) 방향으로 힘의 통로를 정렬해야 하단전의 기운이 마치 물 흐르 듯이 통하기 때문이다. 왼손(양)으로 오른 주먹(음)을 감싸는데, 힘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왼손으로 오른 주먹을 감사면 몸의 기운이 몸 바깥으로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된다. 외형적인 동작 이외 호흡의 관점에서 보면, 보주먹 자세는 앞의 기본준비-겹손준비-두주먹 허리준비 자세를 통해서 정렬시킨 힘의 통로를 하단전의 입체 영역과 함께 안과 밖을 하나의 포괄적인 묶음으로 만들기 위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보주먹 의미 속에는 겸손과 겸양, 존중과 배려의 의미가 있다”고 말한 이송학 사범의 해석에 대해 “보주먹을 확대 해석하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전 태권도’를 지향하고 있는 이동희 사범(이동희태권도 관장)은 “보주먹을 배울 때 ‘무엇이다’라고 배운 것이 없다”며 이렇게 소신을 밝혔다.

“태권도 기술에서 보주먹이 나온다. 말 그대로 준비동작이기 때문에 품새 중간에 마음을 가다듬고 기운을 갈무리해서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보주먹은 모아서기에서 하기 때문에 공격이나 방어를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보주먹을 준비동작에서 해석하면, 태권도 호흡은 단전(아랫배)에서 하고 동작의 힘도 이 곳에서 나온다. 이는 호흡을 통해 가능한데, 보주먹이 아랫배 앞에서 시작해 앞으로 뻗어지는 동작을 통해 호흡을 모아 동작을 발출하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준비동작을 통해 앞으로 진행될 동작들도 같은 힘의 원리로 수행하는 것을 준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요즘 품새를 과학적으로 지도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이기철 사범(고비원주태권도 총관장)은 “보주먹의 ‘보’는 감싸거나 보호한다는 의미가 있다. 보주먹은 품새 중간에 할 수 있는 특수 품서기 중 하나”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특수 품서기란 기본준비서기, 통밀기 준비서기, 겹손 준비서기, 보주먹 준비서기, 두주먹 허리준비서기 5가기를 말한다. 목적은 호흡을 가다듬고 기를 모아서 정신을 집중시킨 후 다음 동작을 대비하기 위한 동작이다. 그러므로 동작을 취했을 때 눈빛이 빛나고 자신감, 품위, 당당함 등이 드러나야 하며, 오감(五感)을 최대한 집중시킬 수 있어야 한다. 아귀손을 준 왼손(음)과 주먹을 쥔 오른손(양)의 간격은 종이 한 장 정도 유지하고, 왼손의 손가락이 열리거나 오른주먹을 꽉 잡으면 안 되고, 손목이 꺾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호흡은 한 호흡이므로 5초 정도로 한다. 호흡의 길이와 동작의 크기가 같아야 하고, 두 손의 힘과 아랫배의 힘도 같아야 한다.”

한편 1987년 국기원이 한글학자들의 자문을 얻어 ‘품세(品勢)’를 순우리말 ‘품새’로 바꾼 것에  대해, 무술의 특질과 변용을 간과해 동작의 확장성이 어렵고,  ‘품’과 ‘새’의 뜻이 중복된다며 ‘품세’로 되돌려야 한다는 움직임이 여전하다.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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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COMMENTS

  1. 정말잘읽었습니다..품새도 이렇게 하나씩 풀어나가야할 것들이 많이 있지만 겨루기도 여러가지 많은것들 중에 하나씩 풀어주시길 바랍니다.

  2. 품새를 애초에 만들어질때 의미가 있는것이 아니라 추후 해석과 의미부여를 한다는것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습니다.

  3. 품새의 동작과 형태에 대한 의미부여는 품새의 연구와 발전에 바람직합니다.
    품새를 만들때 의미부여를 하고 만들었지요. 품새는 무협소설이 아니기 때문에 태권도의 수련방법으로 동작에 대한 해석과 의미부여를 해야합니다.
    태권도의 품새는 무협지 시리즈물은 아니죠.

  4. 과거엔 보주먹을 정말로 포대기로 감싼다. 라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우슈의 포권의예 에서 영향을 받은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력을 깜싼다는 뜻이지요. 한국화시키는 과정에서 무력을 지키는 의미로 바뀐것이 맏다고 봅니다.

  5. 이것이 태권도 연구의 현실입니다. 철저히 사실에 근거해서 분석해야지, 추후 해석을 가미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과거 품새 제정할 때 자료와 제정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과거 어떤 무술의 형을 참고했는지 등을 따져서 그 의미를 파악 해야지요. 뒤 이어 “보주먹”이라는 단어를 해석하는 것은 선후 인과관계를 전도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무협지 적인 사고 방식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방증입니다.
    태극품새가 가라데 형을 기본적으로 복제하면서 일부 발차기를 가미한 것을 기본 전제로 하면, 보주먹의 동작은 가라데 형에 남아있던 중국 무술의 잔재이거나 가라데에서 중간 동작으로 쓰던 동작을 별개 동작으로 독립시킨 것에 불과합니다.

  6. 이것이현실님의 글에 공감합니다. 보주먹은 준비동작아닌가요? 품새가 김치찌개도 아니고 msg 첨가하면 안되고 무지하면 용감한것일까요?

  7. ㅋㅋㅋ 저 위에 나오는 강사분중 정확하게 품새선수를 어렸을때 해본사람은 이동희 사범 밖에 없네요… 솔직히 이렇게 품새라는 기본틓을 만들어 놓고 후대에와 해석하면 무엇하나요? 계속 바뀔꺼 전국대회 품새만 봐도 알지 않습니까? 근 10여년 품새 선수를 시작해서 지금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보면 흐름도 누가 심판위원장이 게나에 따라 바뀌고 옆차기는 왜 죄다 하늘에다 꼽고 있는겆니까? ㅋㅋ제가 어릴때 품새를 배울땐 앞에 가상의 상대를 상대 한다 혹은 나자신과의 수련이다 하면서 배웠는데 제 키가 2미터 인가 봅니다 하늘로 차야 하다니 ㅋㅋㅋ

  8. 동작에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죠.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답입니다. 실제로는 공방을 마치고 한번 쉬는타이밍에 호흡을 고르는 것은 사실이고 주먹을 감싸는 동작은 다양하게 해석 돌 수 있을 듯 합니다

  9. 품새를 하면서도 어떻게 이용해야하는 동작인지 잘 모르겠던 동작들이 몇개있었다. 보주먹도 그냥 7장에서 나오니까 하던 동작이지 왜 하는지 몰랐는데 이 글을보고 품새동작들을 다시한번 되돌아보게되었다. 나는 보주먹이 품새 중간 기의 흐름과 나의 호흡등을 안정시키기 위해 있는 동작이라는 의견이다. 품새중간 한번 쉬어주면서 다음 동작을 더 세고 빠르게 할수있도록 하는 과정인것이다. 사실 태극품새를 만드는 과정이 정성스러웠다고 볼수는 없을것 같다. 거의 일주일만에 완성했다고 알고있는데 그 과정속에서 얼마나 많은 의미를 담은 품새를 만들수있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태권도의 이미지를 위해 후대가 그럴듯한 의미를 부여하고있는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10. 품새 동작의 명칭 풀이와 기능을 이런 식으로 찾아보기 힘든데 이번 기회로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보주먹 뿐만 아니라 품새 동작 중 다양하고 많은 동작의 풀이와 기능이 명확하지 않고 애매한 경우가 많은데 점차 더 많은 용어 풀이와 기능을 토론하는 자리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기철 사범님의 의견이 가장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보주먹 자세는 품새에서 단지 호흡을 고르는 자세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방어 또는 예를 갖추는 자세라고 하기에는 보주먹 같은 자세는 품새를 끝내는 동작이 아니라 중간에 쉬어가는 동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힘을 빼고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동작을 그리는 것 뿐만 아니라 그 동작에 힘과 기의 표현 등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동작 분석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또한 품새가 아닌 품세가 더 넓고 깊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품세로 다시 명칭이 정정되는 것이 더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자료 조사 감사합니다.

  11. 위에 이동희 사범님 처럼 저 또한 도장에서 태권도를 배우고 수련할 때 보주먹은 무엇이다 라고 설명들은 적이 없었다.
    이 기사를 통해 보주먹의 다양한 해석, 의견들을 알 수 있어서 유익했고 이렇게 어떠한 동작에 대해 많은 태권도인들이 의견을 말하고 여러 해석들을 내 놓고 계속해서 토론하는 것은 태권도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 이라고 봅니다.
    또한 많은 태권도인들이 이러한 기사들을 많이 보고 접해서 겨루기, 품새, 시범 할 것 없이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정보 감사합니다

  12. 태권도 바로 세우기
    보주먹은 오른주먹을 왼손으로 감싸 기운을 통하게하여 호흠을 가다듬고 새로운 기운으로 힘을 쓰기위한 기의 표현입니다
    예전것은 틀리다고 말할수 없습니다 다 의미가 있다고 봐야지요
    단지 깊이있게 해석하지 않았을 뿐이지요
    원로 사범의 깊은 뜻을 이해하고 그다음이 깊이있는 해석으로 거론하는것이 맞는것 같습니다
    무에서 유는 없고
    시작이 없으면 중간이 없고
    여러무술이 있어 태권도가 있는 것임을~~

  13. 예의를 중요시하는 무도 태권도,그 중에서도 모양과 꼴 을 나타내는 품새에 한자어 품 ,새 의미를 최근들어 알게되었다.나 역시도 순 우리말인 품새,보다는 한자어 세 가 들어가는게 태권도 발전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품새에 기본동작 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그 동작에 뜻과 의미를 알고있다면 경기와 수련하는데 있어 더욱 좋은 성과가 있을 것 이라 생각한다.

  14. 품새선수를 하면서 이 동작이 왜 보주먹서기인지도 모르고 이렇게 하면 감점을 받지 않는다라는 생각만 해왔던 저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용어 풀이에 대한 토론자리가 많아져 동작에 의미를 모른체 수련하는 사람이 줄어들었으면 좋겠습니다.

  15. 보주먹, 확실이 이 동작에 대한 정의나 설명은 들은 기억이 없습니다. 어렸을 적 부터 배워왔던 태권도 품새에서 지르기나 발차기 등 많은 기술들의 명칭과 타격, 또는 방어 부위 등의 설명을 들으면서 몸에 익히는 연습을 많이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와서 보면 설명이 없이 동작의 길만을 알려주었던 동작들도 많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태권도를 계속해서 한다면, 내가 다른 사람을 가르쳐주기 위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을법 한 부분들 까지도 공부하고 배워야겠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16. 현재 품새 선수를 하고 있는 선수들도 품새의 명칭, 또는 쓰임새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동작의 명칭과 쓰임새를 정의해주는 건 각 도장의 관장님이다. 수련생들은 각 도장의 스타일, 가치관에 따라 동작의 명칭, 쓰임새, 형태 등이 다르다. 현재 국기원에서 태권도 명칭과 쓰임새를 통일 하는 과정을 이루어지고 있다. 태권도 품새의 명칭, 쓰임새가 통합이 되어 태권도명칭으로 나눠지지 않고 하나로 통합 될 수 있게 노력과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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