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서성원 기자-사진 강유진 사범]

첩첩산중 울울창창한 맑은 숲. 경북 안동 병산서원을 에워싸고 있는 신록 속에서 강유진 사범(수원 남창도장)이 도복을 입고 태권도를 하고 있다. 맨 발로 맨 땅을 걸으며, 아름드리 소나무 숲을 벗 삼아 수련을 하고 있다.

수련의 첫 단계는 바른 자세로 앉아 호흡을 고르게 하는 것. 호흡을 조절하는 것은 몸과 마음을 조절하는 것과 같다. 이것을 ‘조식(調息)’이라고 하는데, 이는 전통 수련의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호흡 조절을 통해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신을 집중할 수 있다.

수련(修鍊)은 인격·기술·학문 따위를 닦는 것을 말한다. 무도(武道)적 측면에서 수련의 핵심은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하는 것이다. 학자들은 흔히 수련(修練)은 수행(修行)과 수양(修養)을 포함하기 때문에 신체와 정신은 분리될 수 없다고 말한다. 이것을 불교에선 ‘심신일여(心身一如)’라고 한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각 도장에서 모서수련(冒暑修鍊)과 모한수련(冒寒修鍊)을 했다. 가장 무더운 날(한여름)과 가장 추운 날(한겨울)을 택해 산이나 강으로 나가 태권도를 하며 몸과 마음을 닦았다.

요즘 운동선수들이 주로 하는 하계 강화훈련과 동계 강화훈련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엄밀히 말해 수련과 훈련은 그 의미가 다르다. 무도는 반복적인 수련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는 것이고, 훈련은 트레이닝을 통해 경기력을 강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련 속에 단련이 있다. 단련(鍛鍊)은 금속을 불에 달구어 두드려서 강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교육과 체육의 방법으로 전용되어 신체의 일부분을 강하게 무기화하는 뜻으로 확장되었다. 손이나 주먹, 발 등 그 밖의 신체 부분을 단단하게 만들고 굳은살이 생기도록 하여 파괴력을 강화한 후 속도나 힘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다.

류병관 용인대 태권도학과 교수는 “전통적 수련법에서 신체발달과 정신수련 모두가 단련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성취된다고 믿었다”며 “이것은 결국 신체와 정신이 분리된 이원적 모습이 아니라 몸이 곧 마음이요, 마음이 곧 몸이며 수련의 실체는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요즘은 태권도장에 대부분 에어컨과 온풍기가 있다. 세월이 흘러 전통 무도수련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가끔은 한여름에 모서수련과 한겨울에 모한수련을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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