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새할 때 힘을 어떻게 생성하고 운용할 것인지에 주안점

품새 베테랑 강익필 사범(국기원 품새강사·신한대 겸임교수)이 혜원-혜수 두 딸과 함께 『품새의 비밀』(태권박스미디어)을 곧 출간한다. 그동안 2권의 책을 출간했지만, 이 책은 두 딸과 함께 심혈을 기울인 수작(秀作)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지난 3월 17일, 서울 마포의 한 스튜디오에서 책 표지와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는 강익필 사범을 만났다. 그는 “환갑을 맞아 태권도 사범인 혜원·혜수 두 딸과 함께 책을 만들었다. 이젠 더 이상 책을 출간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온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Q. 『품새의 비밀』에는 어떤 내용 담고 있습니까.
“품새를 지도하다 보면 수련자들이 목말라하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품새 수련자들의 수준이 높아져서 태권도 품새의 기술과 원리에 접근해서 전달하고 싶었어요. 이번 책에는 동작의 시작부터 끝까지 과정을 담았고, 힘을 어떻게 생성하고 운용(運用)하는지 쉽게 풀이하려면 노력했습니다. 품새를 딱딱하게 하다 보니까 죽어 있는 동작이 되어서 힘을 어떻게 만든다고 하는 것과 생성한다는 것은 좀 의미가 다르거든요. 의도적으로 근육을 수축시켜서 힘을 그냥 멈추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힘을 생성해서 운용(運用)하고 상대방에게 전달하는지, 상대방의 힘을 어떻게 받아서 다음 동작으로 연결하는지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Q. 힘을 생성하고 전달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품새 하면 형태적인 부분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내면적인 부분이 굉장히 큰데요. 자동차의 겉 외형만 생각하는데, 그 안에 엔진과 각종 부속이 많잖아요. 그 부속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했을 때 차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것처럼 손날막기를 하든지 다른 기술 동작을 하든지 그것은 모양(외형)에 불과한 것이고, 그 안에 어떻게 몸을 움직이는지, 또 어떻게 힘을 생성해서 전달하는지 과정들이 있습니다. 힘을 생성해서 전달할 때 호흡이 매우 중요합니다. 호흡을 통해서 내가 어떻게 힘을 생성하고, 상대방에게 어떻게 힘을 전달하는지, 그리고 내 몸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또 동작과 동작이 연결되는지에 대해서 많이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Q. 시대 흐름에 맞게 품새의 개념과 정의도 바뀔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예전에는 품새를 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 정형화한 틀에 입각해서 수련한 것 같습니다. 요즘은 품새를 왜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아요. 품새 속에는 여러 움직임이 있어요. 힘을 모으는 것, 힘을 나누는 것, 밖에서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힘을 생성하는 것 등등. 몸의 움직임과 힘의 전달, 힘의 운용 등을 배우는 것이 품새라고 봅니다. 품새를 통해서 힘을 전달하니까 격파라든지, 상대방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 등 호신적 요소도 분명히 있습니다.”

Q. ‘강유(剛柔)’를 어떻게 풀이할 수 있을까요.
“흔히 강(剛)은 ‘굳세다’, 유(柔)는 ‘부드럽다’고 하는데요. 태권도 품새를 할 때 ‘강(剛)’은 ‘일치’와 ‘집중’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강(剛)은 호흡을 하면서 두 손과 두 발로 공격과 방어를 할 때, 그리고 어떤 목표 지점에 다달았을 때 일치가 되어서 끝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집중’, ‘일치’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됐을 때 상대방에게 강한 힘을 전달할 수 있어요. 우리가 팔과 몸이 같이 움직이지 않으면, 예를 들어서 몸은 가만히 있는데 팔만 움직일 때는 어깨가 딱딱해지죠. 팔과 몸이 같이 ‘순응 관계’, 서로 협력 관계가 됐을 때 몸이 부드러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柔)는 순응(順應)이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강익필 사범이 혜원-혜수 두 딸과 함께 품새의 원리를 활용해 격파를 하고 있다.

Q. 그렇다면 ‘리듬’은 어떻게 풀이할 수 있습니까.
“호흡은 지면에서 힘을 받아오는, 즉 지면 발력을 얻어내기 위해서 호흡이 필요합니다. 리듬은 호흡의 길고 짧음, 장단(長短)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호흡에 의해서 동작도 빨라지고 느려지는 등 리듬은 호흡의 길고 짧음, 동작의 길고 짧음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태권도 동작에서 완급(緩急)은 느리고 빠른 흐름인데요. 흐름은 동작이 끊어지지 않고, 모두 연결되어야 해요. 강유, 완급, 리듬은 모두 한 동작에서 공존합니다.”

Q. 동작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려면 ‘중심축’과 ‘중심이동’이 매우 중요한데요.
“우리 몸을 축이라고 생각했을 때 골반은 모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발은 지면에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는 땅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중심축이 돌아가지 않은 상태에서 팔만 사용하면 팔의 힘만 사용하지만, 골반은 척추가 그 사이에 끼어져 있죠. 두 발이 지면에 지탱하고 있을 때 골반이 움직이면 척추도 같이 움직이게 되고, 그와 함께 중심축이 움직이면서 팔이 움직이면 내 체중이 실린 힘을 상대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동작이 끝나면 다시 몸을 이완시키면서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중심이동이 되고 완전히 끝난 다음에 가게 돼요. 그러면 연결이 부족하게 되죠. 그것은 중심이동이 항상 연결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중심이동은 곧 균형이 깨지는 것이고, 동작의 연결이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품새 동호인과 수련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너무 외형적인 부분에 치중하지 않았으면 해요. 안을 채워서 밖까지 화려해질 수 있도록 태권도의 기본 원리와 동작의 이해 등 이런 부분에 좀 더 충실했으면 좋겠어요. 요즘 시대가 자유품새 등 보여주는 품새를 많이 요구하는 것 같아요. 태권도 품새의 본질을 이해한 다음에 그것을 바탕으로 퍼포먼스 같은 부분도 같이 융합하면 품새가 화려하면서도 깊이 있는 품새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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