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당착-아전인수-시대착오적 발상

지난 7월 3일 국기원에서 범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이날 국기원은 임시이사회를 열고 새 집행부 구성을 위한 정관 개정과 규정 제정 등을 다룰 예정이었다.

이사회가 열리기 전 10개 관(館)을 대표하는 7∼8명의 사람들이 최영렬 국기원장 직무대행에게 요구사항을 서면으로 전달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보면 (1) 국기원은 10개 관이 통합해 만들어졌다 (2) 관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태권도인이 아니며 유단자가 될 수 없다 (3) 각 관별로 3명씩 원장 선출권을 주고, 각 관별로 1명씩 이사로 선임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들이 요구하는 핵심은 (3)번이다. 차기 원장 선출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국기원 지배구조(governance)에서 일정 지분을 차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요구는 자가당착(自家撞着), 아전인수(我田引水), 시대착오(時代錯誤) 적이다. 언행이 모순되어 이치에 맞지 않고, 억지 논리로 자기들의 이익을 꾀하며, 시대 흐름에 뒤떨어지는 전형적인 ‘꼰대’ 발상이다. 요목조목 따져보자.

(1) 국기원은 10개 관이 통합해 만들어졌다.
얼핏 보면 맞는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국기원은 대한태권도협회 중앙도장으로 건립된 후 1973년 국기원으로 개칭했다. 국기원은 태권도 통합을 모토로 삼았지만, 각 관이 폭넓게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 의문이다.

김운용 초대 원장의 후일담을 보자.
“태권도 구심점이 있어야 했는데, 그것이 곧 국기원이다. 태권도를 발전·육성하기 위해서는 각지의 도장을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국기원이 필요했다. 승단심사를 단일화하고 일선 사범들을 재교육하는 등 태권도 본산의 진면목을 보이겠다.”

10개 관이 통합한 것은 1978년이다. 1972년 국기원이 건립하기 전이 아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1974년부터 40여 개의 작은 관을 9개관으로 정비하면서 태권도계 분파를 일소하고 통합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그 후 1976년 5월, 관명(館名)을 폐지하되 아라비아 숫자로 호칭(1∼9관)하기로 하고 무덕관에서 탈퇴한 사람들이 모여 3관의 아래로 두고 10관(관리단)이라고 칭했다. 그리고 1978년 8월, 관 통합 결의문을 채택하고 10개 관을 폐쇄했다. 10개 관이 통합해 국기원을 만들었다는 주장은 궤변이다.

2) 관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태권도인이 아니며 유단자가 될 수 없다.
한마디로 이치에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다. 관이 폐쇄되고 통합한 지 40년이 지났다. 그리고 각 관의 분파가 사라지지 않아 태권도 발전의 걸림돌이 되곤 했다. 아무리 관의 순기능을 논한다고 할지라도 ‘관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은 태권도인이 아니며 유단자가 될 수 없다’는 논리는 저급한 주장이다.

국어사전을 보면, ‘태권도인은 태권도를 하거나 그에 관계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되어 있다. 단(段)이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단이 없어도 태권도와 관계되는 일을 하는 사람도 태권도인이라는 뜻이다.

이런 마당에 ‘관 소속=태권도’이라는 등식을 고수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거칠게 말해서 50대 미만의 태권도인들 중 과연 몇 명이 ‘관’을 이야기하고 소속감을 가지고 있겠는가. 한 가지 예로, 30여 개 대학에서 태권도를 전공하는 학생들은 태권도인이 아니고 유단자가 아니란 말인가?

3) 각 관별로 3명씩 원장 선출권을 주고, 1명씩 이사로 선임해 달라.
이 같은 요구는 국기원 건립에 각 관이 참여하고 도움을 줬으니 그에 따른 ‘보상’을 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1970년대, 각 관이 국기원 건립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줬고, 각 관의 태권도인들이 국기원 발전에 기여했는지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과소평가해서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과대평가해서도 안 된다.

설사 국기원 건립과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하더라도 각 관별로 원장선출권을 3명씩 주고, 1명씩 이사로 선임해 달라는 것은 과하다. 70명 정도로 원장선출위원회(선거인단)를 구성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황에서 각 관에 3명씩 배정해 달라는 것은 무리다.

물론 원장선출위원회 구성원(선거인단)을 늘리면 되지만 특정 단체(집단)에 대한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당연직 이사를 각 1명씩 달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요구는 국기원 건립과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당연시하며 그에 따른 보상과 기득권을 갖겠다는 것인데, 앞서 나가도 너무 나갔다.

한동안 국기원은 각 관을 배려해 ‘단증 심사수수료’의 일부분(%)을 각 관에 배당했다. 그 돈으로 각 관의 대표자들이 생활하고 사무실 운영비로 사용했다. 그 정도면 됐다고 본다.

각 관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주장과 요구는 이치에 맞지 않고, 시대착오적이다. 건설적인 제언과 자문을 못할 바에야 가만히 있는 것이 원로다운 품위를 유지하는 길이다.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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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1. 동독과 서독이 통일을 했다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으나 수십년간 통일 독일로 잘 버텨왔다 그런데 갑자기 서독과 동독사람이 아니면 독일인이 아니란다 이것도 모자라 독독대표 서독대표가 한자리씩 하겠단다. 이 미친소리를 어찌해야 하는가?

  2. 기득권 서로 해먹을라고 원장 사퇴 시키고 국기원을 이렇게 초토화 시켰냐 40세부 지금 60세, 70세까지 선배 원로 대우 받아가면서
    원장이 대행하고 무능력하니 기회는 이때다 싶어 이사회 날
    원장 대행에게 관이라는 이름으로 압력을 행사하냐
    만나주는 원장 대행도 한심하네
    시정잡배들이 억지를 부리며 압력까지 하고
    국기원이 이렇게 추락하나

  3. 와…100세시대 반을 딱 찍은 시점에서 더이상은 태권도인은 아닙니다.실전 운동을 하지 않기 대문에 이리 말합니다.허나 여전히 배우자와 함께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대.태가 있고 국기원이 세게태권도인의 중심인 지금…관이 그리 중요 한지는 모르겠습니다. 많은 수련생을 배출됬고 현직 모 대학 교수인 제자님도 있지만 현실에 맞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일선에서 관을 지도하지 않은게 제가 성인이 될 무렵부터 현재까진데…진정한 무도인이라면..아…오호 ~통재라

  4. 기사내용에있어 책임지고 충분한검토후에 기사를 올린건가여? 10개관이 없었다면 국기원이 존재했던가여? 또한 관이 있기에 태권도 족보가 있었던거 아닌가여? 족보가없는 태권도가 누굴위한 태권도인가여? 김운용 원장이 확실한 비리가 있었기에 사퇴를 한것이였고 금전적인 요구로 인하여 10개관 원장들을 묵살시키고 강제적인 통합을하여 그야말로 태권도독재정권을 일삼아왔던것 아닌가여?제발 거짓된 정보러 그야말로 올바르게 가려는 태권도인들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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