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찬 기합소리와 함께 힘차게 발을 뻗어 차본다. 꼭 격파하고 말겠다는 강한 눈빛으로 주먹을 날려본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타격 부위만 아프고 격파가 안 된 것이다. 격파를 할 때는 예를 들어 ‘10’이라는 힘으로 가격을 했다고 가정했을 때, 격파물(송판)이 격파가 되면 손이나 발에는 충격이 그리 심하지 않다.

하지만 격파가 되지 않았을 경우엔 사용했던 힘이 내 손과 내 발에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것은 격파를 해본 사람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도장에서 격파를 시도했던 수련생은 주먹을 부여잡고 눈물을 글썽이고, 격파 경기장에서 정확히 발이 들어갔는데도 격파가 되지 않아 머쓱해 하는 선수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왜 이런 상황이 생기는 것일까? 또 이유가 무엇일까? 그리고 송판을 어떻게 잡는 것이 좋을까?

시범을 많이 해본 지도자들은 알고 있겠지만 경험이 적은 지도자는 자칫 잘못 전달되어 낭패를 보게 되므로 ‘송판 파지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송판는 유치부나 초등부 수련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6mm 송판과 도장과 경기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평범한 9mm 송판, 또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이 주로 사용하는 12mm 원목 송판, 또 위력격파를 할 때 사용하는 20mm 송판이 있다.

이 모든 송판에는 똑같이 ‘결’이 있다. 옛 성인들은 우산이 없거나 비싸서 못 사는 경우에 지푸라기 끝을 묶어 머리에 쓰곤 했다. 밑동이를 위로 올라가게 거꾸로 세운 후 끄트머리 부분을 묶어서 사용했다. 그러면 빗물은 그 지푸라기 결대로 흘러내려서 머리를 비롯해 옷이 덜 젖는다.

격파자에 맞춰 송판 나무 결에 맞게 잡은 올바른 송판 파지법

생선을 조리할 때 비늘이 있는 생선은 어떻게 비늘을 벗기는가? 비늘이 박혀있는 역방향에서 칼로 긁어내려야 벗겨진다.

대나무를 베어낼 때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칼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장수라고 해도 절대 수평으로는 베지 못한다. 자세히 보면 모두가 대각선으로 비스듬하게 베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송판도 마찬가지이다. 화학 본드를 이용하여 접합해 만든 일반 송판도 자세히 보면 줄이 그어져 있듯이 결이 보인다.

원목 송판도 똑같다. 나무 결이 없을 수는 없다. 격파자 위치에서 봤을 때 송판의 결이 세로라면 세로로 가격해야 할 것이고, 가로라면 가로로 가격해야 한다. 또 같은 결로 가격한다고 해도 잡아주는 보조자가 깊게 잡지 않고 힘없이 잡아주거나 모서리 부분만 잡아 준다면 완파를 기대하긴 힘들다. 손을 깊이 넣어 송판의 정중앙 부분을 잡는 것이 가장 적절한 파지법이다.

격파 연습할 때 송판을 사용하여 연습을 하다보면 비용도 많이 들고, 가격하는 시연자도 반복하다 보면 격파 부위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격파를 연습할 때는 고무판으로 만들어진 보조송판을 사용해 연습하고 가격하는 것이 좋다.

시범단 남자 단원이 힘 있게 격파하는 것이 멋지고 화려하겠지만 중간 중간에 여자 단원을 넣어 묘미를 살린다면 그 시범 세트는 더욱 멋질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여자 단원의 경우, 근력이 부족하고 순발력도 좋지 않아 세트 편성을 할 때 어려움이 있다.

이에 쉽고 단순하면서 화려한 여자 단원들의 수직, 수평, 일렬격파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가장 기초가 되는 기본 발차기가 숙달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고, 먼저 송판 4장을 시연자 앞에 수직으로 나열한다. 제일 아랫부분에 있는 송판의 높이는 무릎, 두·세 번째 송판은 시연자의 띠 높이, 마지막 네 번째 송판은 목이나 얼굴높이에 위치하는 게 좋다. 시연자의 기량에 따라 높낮이를 조정해주면 된다.

가격하는 방법은 첫 번째 송판은 빠른발(뒤발이 앞발로 이동됨과 동시에 왼 앞발로 돌려차기를 하는 발차기) 두·세 번째 송판은 연속돌려차기(더블), 마지막 네 번째 송판은 돌개차기(턴)로 격파하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빠른발을 차고 더블을 차고 돌개차기를 차며 앞으로 이동하지 않고 제자리에서 차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숙련시키기 좋은 방법은 벽을 마주하고 하면 효과적이다.

또 한 가지, 왼발로 빠른발을 차고서 더블을 찬 후 왼발을 앞아 놔두어야 한다. 그리고 오른발로 턴을 찰 수 있게 동시에 발을 바꾼 후 돌개차기를 한다.

이렇게 발을 바꿔서 돌개차기를 차지 않으면 시연자의 회전력이 보이지 않아 화려함이 떨어지므로 꼭 더블을 찬 후 왼발을 앞에 내려놓고서 발 바꿔 돌개차기를 찰 수 있게 지도해야 한다.

숙달이 잘 되어 있거나 근력이 좋은 여자단원일 경우 빠른발을 찬 후 더블이 아닌 4더블을 하고 돌개차기를 하는 것도 멋진 시범이 될 것이다.

남자단원에 비해 근력이 적은 반면 유연성이 좋은 여자단원에게는 유연성을 강조하는 수직격파가 효과적이다. 전자의 수직격파처럼 똑같이 송판의 위치를 배치한 후 돌려차기를 이용해 하·중·상으로 나눠 가격하고 발을 바꿔 턴이나 뒤후리기로 4번째 송판을 가격하면 유연성의 기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이 격파를 할 때는 발을 떨어트리지 않고 가격하는 오른발을 들고 반복적으로 격파한다. 고려 품새에서 나오는 거듭 옆차기처럼.

[필자 주요 경력]
현) 서울시 에이스 태권도시범단 단장
현) 서울시 대표 태권도 관장
현) 서울시태권도협회 품새, 겨루기 상임심판
현) 전국태권도장연합회 부회장
전) 서울시태권도협회 시범단 단원 및 감독(12년)
전) 국기원 강남투어 감독(3년)
전) 송파구 태권도시범단 부단장(4년)
전) 국기원 도장분과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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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COMMENTS

  1. 태권도 시범 발차기를 지도하다보면
    남성들보다 근력과 순발력이 부족한 여성 수련자들에게
    어떠한 방향으로 지도를 해야할지
    또는 어떤 발차기를 숙련시켜야 효율적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가 많은데
    이번 칼럼에서 여성 시전자의 방향성을 얻을 수 있어
    도움이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 송판격파에 대한 자세한 글 감사합니다. 부모로써 다음번 송판심사에는 격파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잡아줄 수 있을것 같습니다^^

  3. 좋은 글 감사 드림니다
    관장님의 예리한 분석력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좋은 연재 계속 부탁 드리겠습니다

  4. 태권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저 같은 사람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고 글을 써 주셔서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5. 역시 아무리 잘하는 시범단이라도 기본을 잊고서는 그에 이르지 못함을 느끼게 되는 칼럼입니다~ 감사합니다~!^^

  6. 어떤일을 진행할때 진행방향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과 단계에 맞는 소분된 목표가 있는것과 그렇지 않은것은 모양과 결과 다름을 알게됩니다 이글을 통하여서 태권도를 지도하는 지도자의 시선을 명확히 보게 됩니다
    그리고 부모에게도 아이를 태권도로 나아가게 하는데에 자세잡기에 도움이 되네요
    잘읽었습니다

  7. 격파에 급 호기심이 생기네요^^
    기회가 된다면 학부모인 저도 한번 해보고싶네요~
    새해에도 귀한정보 많이많이 부탁드립니다

  8. 우리 동네 훌륭한 일 하시랴~~ 좋은 칼럼까지 쓰시고~~ 아들에게 늘 얘기합니다 관장님처럼 멋진 남자가 되라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세요!

  9. 서울시 대표 태권도장은 기본 품새 뿐만이 아니라
    송판 격파술에서도 단연 송파최고 아니 우리나라
    최고라고 할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송년 심사때는 멋진 격파로
    응원 나온 학부모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서울시대표 태권도장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
    김세진선수 아빠입니다.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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