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권 칼럼(1)

인간은 살아가면서 보고 듣고 배운 것이 인생의 자양분이 된다. 필자도 고정관념과 틀 안에서 나오기 위해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사범을 할 때도 그랬다. 그래서 관장이 된 지금은 사범의 자질과 역량을 키워 주며 성장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관장의 권위를 내세우고 자신의 주장만 옳다고 하는 편협한 행동을 하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 보곤 한다.

필자는 좀 이른 나이인 26살에 도장경영과 태권도 교육을 책임지는 ‘관장’이 됐다. 14년 동안 관장으로서 사범(제자)들과 호흡을 맞춰 왔고, 그 사범들이 어느덧 관장이 되었지만 지금도 좋은 인연을 유지하며 생활하고 있다. 함께 한 추억을 계속 쌓아가며 같은 곳을 향해 함께 가고 있는 것은 참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다.

가끔 사범에서 관장이 된 제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과거의 나를 반성하고, 스스로 부끄러운 부분을 깨닫게 된다. ‘그 땐 내가 왜 그랬지’하고 성찰을 하는 것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관장과 사범의 바람직한 관계 설정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첫째, ‘측인(側人)이다. 측인은 상대방의 마음과 몸 상태를 확인하고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살피고, 그것을 적절하게 채워주는 것을 말한다. 사범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필요한 게 무엇인지 늘 살피고 배려하는 것이다.

사범의 역량과 처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관장만의 교육을 고집하다 보면 사범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아 관장으로서 기분이 상하고, 그로 인해 도장과 관련된 업무가 원활하지 않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늘 사범들의 컨디션과 눈빛, 마음가짐을 살피고 거기에 맞게 챙겨준 다음 태권도 교육과 업무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사범의 눈치를 보는 것과는 다르다. 스스로 당당하고 부끄럽지 않으면 눈치 볼 필요가 없다.

둘째, ‘교인(敎人)’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 살펴서 알아준 다음 교육이 들어가야 한다. 스트레스를 받은 사범에게 잔소리를 하는 것보다 열심히 하고 있는 사범과 저녁식사를 맛있게 먹는 고민을 하는 것이 사범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다. 잔소리보다는 달콤한 라테 한 잔을 함께 하는 것이 사범과 조화를 이루는 길이다. 교육하려면 먼저 마음을 얻어야 한다.

셋째, ‘선인(先人)’이다. 측인과 교인으로까지 왔다면 사범의 장점을 잘 파악하고 필요한 곳에 두고 적절하게

본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겨루기를 잘 가르치는 사범은 겨루기 수업이나 참여수업 대회를 주관하게 만들어 겨루기를 통한 수련생들의 변화를 끌어 올리는 등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또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자각하게 하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의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관장은 사범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두고 그 곳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역할이 관장이 해야 할 임무다.

넷째, ‘용인(用人)’이다. 이롭고 용이하게 사람을 쓰는 역량을 키우는 것인데, 사범을 알아보고 평가하는 방법부터 동기부여 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음과 시간으로 공을 들인 사범은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더 넓은 곳으로 퍼져 나갈 것이다. 그 도장에서 꽃을 피우며 수련생들을 행복하게 하고 스스로 가정을 꾸리며 세상의 중심에 우뚝 설 것이다. 그러면 스스로 세상에서 필요한 지도자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측인·교인·선인·용인 네 가지 가르침은 ‘타이거 킥스’ 태권도의 기본 지도 지침이다. 이것은 필자가 권위적이고 고집스러운 관장의 문제를 깨닫고 느끼며 교육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분히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주변의 지도자들과 해외에 있는 선배 지도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생활하면서 필자가 깨달은 내용이다.

[필자 주요 이력] 
경희대학교 태권도학 박사 과정
한양대학교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
타이거 킥스 태권도 본관 총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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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COMMENTS

  1. 와~가슴속에 확 와 닫습니다^^모든 지도자들이 이런 마음을 품고 태권도교육을 하면 앞으로 태권도가 번창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2. 정말 어려운 부분중 하나이죠! 특히 요즘 같이 사제간의 관계가 아닌 환경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하는 것이 어렵죠! 잊고 지내온 내용 감사합니다!

  3. 항상 깨어있는 마인드로 도장운영에 임하는 최철권 관장님 미국에 있는 타이거킥스 가족들이 항상 응원 합니다.

  4. 최철권 교수님에 첫 칼럼의 시작을 축하드리고~
    본인이 직접 현장에서 경험했던 교육 경영 노하우 철학을 여러 지도자들과 나눌수 있다면 좋은 일이지요

    지금도 성공적으로 도장 운영을 하시고 ~
    거기에 멈추지 않고 박사에 도전하시고~
    대학에서 본인에 경험과 지혜를 후진양성에 쏫고

    앞으로도 쭉~ 최철권 교수님에 건승과 캄럼 기대하겠습니다

  5. 멋지십니다. 이러한 마인드를 가진 관장님이 계신 도장에 보낸다는 사실이 자부심이 생기네요. 늘 발전하는 타이거킥스가 되도록 응원하겠습니다.

  6. ‘스트레스 받은 사범에게 잔소리를 하지말고 사범과 저녁식사를 무엇으로 먹을지 고민하라’이 말씀이 훅 와 닿네요.우리 아이에게도 그런 엄마가 되야겠어요.첫 칼럼 축하드립니다.무궁한 발전 응원합니다.

  7. 최 관장님의 깊은 울림의 글이 저의 지도자 생활에도 접목시켜 나아가 태권도인의 긍지를 말이 아닌 삶으로 살아내겠습니다.
    앞으로 칼럼을 통해서 종종 찾아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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