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장달영 변호사
[연재 칼럼] 장달영 변호사의 법과 스포츠
*학폭은 범법행위입니다. 14세되지 아니한 형사미성년자의 학폭은 벌하지 아니하지만, 비윤리적 행위이고 14세 이상의 학폭이 공소시효 완성으로 처벌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행위임은 분명합니다.
*학폭으로 학교나 스포츠단체로부터 징계를 받았음에도 국가대표 선발에서 제한을 하거나 프로로 진출하는데 제약을 가하겠다는 대책과 관련해선 그 세부적인 내용을 마련하는 데에 있어서는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민간의 직업 영역인 프로선수가 되고자 하는 걸 막는다는 건 지나치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있다. 프로선수라는 직업이 국가공무원이나 국회의원보다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결백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글=장달영 변호사. e: chang@lawns.co.kr

미투(me-too) 운동의 시즌2라고 할까요. 요즘 학교폭력(이하 ‘학폭’) 피해를 폭로하고 가해자의 사과를 요구하는 사회적 고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론은 분노하며 가해자 성토 일색입니다. 학폭 가해 사실을 인정한 스포츠 선수들은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은퇴 결단까지 합니다. 형사상 공소시효가 완성되고 민사상 소멸시효기간이 지나 피해자가 가해자에 대하여 법적 책임을 물을 길은 없으나 사회적 비난 시효는 영원해 가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드셉니다. 특히 스포츠·연예라는 대중이 관심을 두는 분야이고 관련자들이 유명인이라는 점이 여론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학폭은 범법행위입니다. 14세되지 아니한 형사미성년자의 학폭은 벌하지 아니하지만, 비윤리적 행위이고 14세 이상의 학폭이 공소시효 완성으로 처벌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비난받아야 할 행위임은 분명합니다. 더군다나 지도자 또는 선배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학폭 폭로를 통해 여러 종목에서 학폭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상황은 학폭이 학교운동부에서 일종의 ‘하위문화’가 아니었냐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지금까지 정부와 체육계가 여러 차례 대책방안을 마련해 시행했음에도 지금도 학폭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점은 제도적 환경에도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제도적 환경과 관련한 박정희 정부 시절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면, 1960년대 초 문교부는 중·고등학교에서 태권도 수련(교육)을 금지한 적이 있었다. 금지 이유는 학생들 간 싸움이 잦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학생들이 태권도를 배우니 태권도 실력을 활용해 싸움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박정희 정부가 태권도 국제화에 나서고 태권도가 전국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태권도계가 금지 해제 요청을 하였고 문교부는 1966년 금지조치를 해제하였다.

학폭 문제 해결은 학생선수·지도자·학부모 등 관련 체육인들의 의식 전환과 제도적 환경 조성이 이뤄져야 가능할 것이다. 과거 학교운동부 폭력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정부 당국은 이와 관련한 대책 방안을 내놓았다. 비판적으로 얘기하면 사건·사고 발생 – 대책 발표- 사건·사고 발생 – 대책 재탕 발표의 악순환이었다. 이번에도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공동으로 학폭 대책 방안을 발표했다. 2월 24일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학교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인권 보호체계 개선방안’ 이름으로 여러 대책 방안을 내놓았다.

문체부 황희 장관이 24일 학교운동부 폭력 근절 방안은 발표했다. 사진 출처=문체부 공공누리집

기존에 발표했던 방안들을 재탕·삼탕 우려낸 내용도 있고 새로운 내용도 있었다. 학폭을 저지른 학생선수는 선수 대회 참가가 제한되고, 과거에 발생했던 체육계 학폭에 대해 피해자를 중심으로 구단과 협회의 처리 기준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최근 설립된 스포츠윤리센터를 통해서 3~4월간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적극적으로 신고 접수를 하여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며 적절한 제재가 이루어질 방안도 마련한다고 한다. 종목단체별 징계정보 통합관리를 위해 2022년까지 징계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관계기관 협의체 논의를 통해 가해 학생선수에 대한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른 조치를 징계 정보에 포함해 통합관리하는 방안도 마련한단다. 이를 위해 국민체육진흥법 등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학폭 문제 대책 방안에서 주안점은 가해자 처벌보다는 예방이어야 한다. 가해자 응징이나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처벌규정을 둔다고 학폭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는 형법에 살인죄가 규정되어 있고 살인자가 처벌되어도 살인이라는 범죄가 계속 발생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는 방안과 함께 학폭이 발생하지 못하게 하거나 적어도 학폭이 은폐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제도적 환경을 강구하더라도 여론을 지나치게 의식해 내용이 무리한 방안을 강제하려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지난 24일 발표 중에서 학폭 선수는 국가대표 선발 자격을 박탈하거나 프로로 진출하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대한체육회와 관련 프로단체와 협의해 관계 규정을 만든다고 하는데, 향후 세부적인 내용이 어떨지 주목된다.

그러나 학폭으로 학교나 스포츠단체로부터 징계를 받았음에도 국가대표 선발에서 제한을 하거나 프로로 진출하는데 제약을 가하겠다는 대책과 관련해선 그 세부적인 내용을 마련하는 데에 있어서는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상습적으로 학폭을 행사하였거나 피해자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준 경우가 아님에도 과거의 학폭 전력이 있다고 해서 기량이 국가대표로 선발되기에 충분함에도 선발에서 배제하거나 프로 진출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것은 ‘이중처벌(제재)’이며 기본권 침해가 될 수 있다.

학폭이 반인륜범죄도 아닌데, 평생 학폭 전과자로 낙인을 찍어 국가대표나 프로선수로서 활동할 기회조차 뺏는다는 건 지나치다. 국가공무원법도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않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면 누구나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고, 범죄 전과자나 비위 전력자도 국회의원이나 중앙정부 장·차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민간의 직업 영역인 프로선수가 되고자 하는 걸 막는다는 건 지나치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있다. 프로선수라는 직업이 국가공무원이나 국회의원보다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 결백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장달영 변호사 주요 이력]

  • 사법시험 제44회 합격
  • 사법연수원 제34기 수료
  • 스포츠산업학 석사
  • 스포츠문화법정책연구소장
  •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겸임교수(과목 연예산업과 법률)
  • 연세대 객원교수(과목 스포츠정책및법) 역임
  • 대한민국 전문변호사(스포츠엔터테인먼트 분야, 2009, 서울경제신문)
  • 한국체육학회 이사 역임
  • 문화체육관광부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역임
  •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18기 자문위원(문화체육 분과)
  • NGO 자유법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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