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 상근임원은 지난해 7월부터 공석이었다. 최창신 회장은 사무처를 중심으로 협회를 운영해 오면서 상근임원을 선임할 것인지를 놓고 저울질을 했다. 일단일장(一短一長)이 있었기 때문이다.

수개월 고심을 거듭한 끝에 최 회장은 상근임원을 임명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주위의 권유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시도태권도협회와 연맹체를 오가며 ‘정무(政務)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것이 남은 임기 동안 집행부를 안정시키고 회장인 자신이 편안한 길이라고 여겼다.

온갖 풍문이 나돌던 지난달 13일, KTA는 임시이사회를 열고 보선이사 선임에 관한 건을 최창신 회장에게 위임한 후 다음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재춘 한국대학태권도연맹 회장을 상근임원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최창신 회장은 왜 최재춘 대학연맹 회장을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상근임원에 임명했을까? 해답은 보도자료에서 엿볼 수 있다. ‘상근임원을 임명하는 것이 KTA와  시도협회 및 연맹 간의 원활하고 효율적 업무 추진에 도움이 되리라’고 판단했고, 그 직무를 최재춘 회장이 잘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뭔가 부족하다. 최창신 회장이 최재춘 대학연맹 회장을 상근임원으로 임명한 것은 지난해 봄 불거졌던 ‘불신임 파동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당시 최재춘 회장은 불신임을 주도한 쪽에 대해 “회장을 불신임하려면 먼저 보직 부회장부터 사퇴하라”고 맞서면서, 불신임 추진의 불합리성을 부르짖었다. 이런 행동이 최창신 회장에게 크게 각인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달 초, 최창신 회장에게 상금임원직을 제안받은 최재춘 회장은 여러 이유를 들어 정중히 사양했지만, 결국엔 받아 들였다.

최재춘 신임 상근임원은  정통 겨루기 선수 출신으로 25년 동안 교육공무원으로 근무했다. 그리고 충남태권도협회 회장과 한국대학태권도연맹 회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그에게 붙는 닉 네임이 있다.  ‘국기 태권도 지정 공로자’라는 것이다. 5년 전부터 태권도가 지니고 있는 가치와 우수성을 인식하고 국기 태권도 지정을 위해 힘썼다.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동분서주하면서 이동섭 국회의원을 만나 ‘국회의원태권도연맹’을 결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것이 지난해 3월 태권도가 국기로 지정되는 데 밑거름이 됐다.

KTA는 지난 3월 5일, 상근임원 호칭을 사무총장으로 바꾸고, 대표팀 지도자 선발과정에서 물의를 빚은 사무1처장을 직위해제하고, 류호윤 사무2처장이 사무처를 통합해 운영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약간 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최재춘 사무총장은 “의욕만 앞선 나머지 업무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실수를 했다”고 시인하면서도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았다. 곧 업무 파악이 되면 회장님을 편안히 보좌하면서 총장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총장은 3월 11일 태권도 기자들과 오찬을 하며 “나는 선수도 해 봤고, 도장도 운영해 봤다. 또 충남협회장과 대학연맹 회장도 했다”면서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라인’(계파)이 없다. 어느 한 쪽에 휘둘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최 총장은 일선 도장의 현안과 심사 부조리 등을 설명하면서 “회원 도장을 위한 정책 마련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평소 성정(性情)을 누그러뜨리고 낮은 행보를 하고 있는 최 총장이 언제쯤 자기 색깔을 분명히 내면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지 궁금하다.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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