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규칙 적용 착오(경기결과 처리 착오)’로 심판과 기록원 등 4명이 한꺼번에 징계를 당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 파문 발단 과정

지난 17일, 대한태권도협회(KTA)가 강원도 태백시 고원체육관에서 주최한 ‘제49회 협회장기 전국단체대항태권도대회’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남자대학부 +87kg급 8강전에서 나사렛대 선수와 세한대 선수가 맞붙었다. 3회전 막판, 3대7로 지고 있던 나사렛대 선수가 돌려차기 얼굴 공격을 성공시켜 순식간에 5득점을 했다. 점수는 8대7. 나사렛대 선수가 역전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나사렛대 선수가 넘어지자 주심은 감점을 부여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겼다. 기록원이 실수했는지, 아니면 기계 오류가 생겼는지, 전광판에 감점이 들어가지 않았다. 나사렛대 선수의 회전 기술 2득점은 정상적으로 올라갔다.

감점이 전광판에 입력되지 않았지만, 경기는 속개됐다. 세한대 지도자도, 심판들도, 기록원도 감점이 전광판에 입력되지 않은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결국 이 경기는 8대7, 나사렛대 선수가 승리했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런데 경기가 종료된 후 약 30분이 지난 상황에서 세한대 지도자가 이의를 제기했다. 감점이 정상적으로 올라갔다면 동점이기 때문에 골든 라운드(연장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세한대 쪽의 이의 제기는 인정될 수 없다. 경기가 끝난 후 10분 이내에 소청을 제기하지 않았고, 현행 경기규칙과 어긋나기 때문이다.

KTA 겨루기 경기규칙 제21조(소청 및 상벌) 2항 영상판독소청 10호를 보면 ‘청· 홍 선수 착오나 채점 시스템의 오류 등 명백한 착오시 부심 중 누구라도 경기 중 판정의 검토와 정정을 요청할 수 있다. 심판원들이 경기지역을 벗어난 후에는 그 누구라도 판정의 검토와 정정을 요구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경기가 끝난 지 30분이 지났고, 이미 심판들은 해당 경기장을 벗어났기 때문에 규칙상 두 선수를 불러 재경기, 즉 골든 라운드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KTA는 세한대 쪽의 주장을 받아 들여 골든 라운드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KTA 경기본부 산하 각 분과는 나사렛대 지도자를 불러 골든 라운드를 해야 하는 까닭을 설명하고 따라줄 것을 요구했다.

# 왜 골든 라운드를 했나?

KTA는 이에 대해 나사렛대 지도자가 골든 라운드를 수용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사렛대 지도자의 설명은 다르다. 다음은 나사렛대 지도자의 주장.

“경기본부 임원(분과 위원장)들은 내가 확인하고자 하는 자료와 답변을 하지 않았다. 감점이 정상적으로 반영되지 않았지만 경기규칙상 나사렛대 선수가 이긴 경기다. 나사렛대가 잘못한 것이 아니다. 나는 규칙대로 처리해 달라고 강하게 얘기했는데,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다. 더 이상 소란스럽게 하지 말라는 느낌이 들고 여러 상황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재경기를…”

# 파문 수습과 대책 결과

골든 라운드는 경기가 끝난 지 1시간 30분 뒤에 진행됐다. 세한대 선수가 돌개차기를 성공시켜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 진출하지 못해 우수선수선발대회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나사렛대 쪽과 학부모는 강하게 반발했다. KTA가 경기규칙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세한대 쪽의 이의 제기를 받아 들여 억울하게 졌다는 것.

이 같은 비판에 강석한 경기본부장과 천우필 심판위원장은 ‘경기규칙 적용 착오(경기결과 처리 착오)’ 등 일부분을 시인했다. 강 본부장은 17일 오후 “착오가 생겼다. 회의를 해서 대책을 내 놓겠다”고 했다.

이 내용을 현장에서 취재한 류호경 태권도신문 기자는 17일 기사에서 “핵심은 (주심이) 감점을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록원의 실수인지 기계 오류인지 누구도 전광판 표출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감점을 부여한 주심과 이러한 상황에서 검토와 정정을 요청할 수 있는 2명의 부심, 감점 표출을 책임지는 기록원, 그리고, 당시 이를 바로 알아차리지 못해 영상판독의 기회를 놓친 세한대 세컨드 모두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KTA는 파문이 일어난 다음 날 18일 오전, 대책회의를 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첫 번째는 골든 라운드 경기 결과는 번복할 수 없다는 것. 영상판독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일반 서면 소청이 가능할 때는 ‘경기 결과 처리 착오’에 해당되면 그 결과를 번복할 수 있지만 이번 대회는 영상판독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허용되지 않는다.

이 같은 일련의 문제에 대해 심판 3명(주심 1명·부심 2명)과 기록원 1명은 5개 대회 위촉 정지의 징계를 받았고, 경기본부장과 경기·심판·기록·질서분과 위원장은 관리 책임 소홀로 경고 조치했다.

하지만 현장 징계의 범위와 수위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나사렛대 선수의 학부모는 이런 조치에 반발해 정부 기관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KTA는 이 대회가 끝난 후 현장 징계를 토대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소집해 학부모 민원 등 징계 수위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파문으로 마음 고생을 한 나사렛대 지도자는 18일 오후 SNS에 올린 글에서 “대회 결과를 받아들이며 재충전…”이라는 심경을 밝혔다.

한편 KTA는 이번 파문을 계기로 감점 입력 등 경기 진행 전반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서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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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COMMENTS

  1. 옛날 속담이 틀린것이 없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요즘은 아랫물은 1급수인데 윗물은 폐수이네요.. 정화기 설치 해도 폐수급 ㅎㅎ

  2. 영상검토 해서 심판이 잘 못인가?
    기록원이 잘 못인가 ?
    판단을 하는게 순서고, 징계를 준다고 해서 없는 경기규칙이 생기는것도
    아니고,없는 경기규칙을 적용해서
    재 경기를 하게한 책임은 윗선 본부장,위원장이 분명히 져야한다.
    발뺌이나 하려는 리더는 더이상 필요가 없다.
    심판들은 분명히 규칙을 알기에 거부를 했을테고,
    강제적으로 투입시킨 위원장이 옷 을 벗는게 1차적인 책임이고,
    본부장 역시 무능력함으로 책임을 지고 물러서는게 순리이다.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남자답게 물러서라!
    무능력한 리더는 적 테러리스트 보다 더 무서운 적이다!

  3. 우수선수선발대회 티켓은 두선수모두에게 주면 서운하지않게 될것 같습니다만 경기는 이긴사람이 이기는 경기 모두에게 특히 약자에게도 강장에게도 공정한 태권도겨루기경기 문화 만들어주십시오!!! 특히 초등대회부터 중,고,대학,실업대회 모두 무기명 설문조사 년1회라도 해주십시오!! 공정하게 되고있는지 뭐가 문제인지!!! 잘 돌아갈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란 말입니다!!!

  4. 이번계기로 태권도발전할수있도록 심판문화를 바꿨줬으면한다 제발권위의식버리고 존경받는 직업이됐으면합니다.

  5. 솜방망이 징계~너무가볍습니다.
    고액의 벌금징계로 피해선수,부모 및 지도자에게 보상을 촉구합니다.
    징계벌금 심판 1인 일천만원이상~
    그래야 오심없이 공명정대하게 판정이 이루어 지리라 생각됩니다.

  6. 1차로 주심이 전광판을 확인하지 않은 잘못입니다
    2차로
    위원장 본부장이 재경기를 시킨것은
    규정을 위반한 주먹구구식 처리방법 입니다
    일사부재리 즉시판단원칙을 기억했으면
    될일입니다
    두번잘못한 것 입니다

  7. 심판의 오심으로 경기가 끝이 났어도 태권도 대회에서 경기 결과를 번복하고 재경기를 한 것도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 누가 맞고 틀리다를 결정하기는 정말 애매한 상황이다. 임원, 심판들의 책임이 크다. 부심은 경기가 진행될 때 전광판을 확인하여 감점이 부여되지 않있음을 인지했어야 했고 인지하지못하고 위 상황처럼 경기가 끝이나고 시간이 흐른 후 재경기를 하자고 결정 내린 것도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임원, 심판들이 경기 규칙도 제대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매번 피해를 보는 건… 선수들일뿐… 모두가 간절하고 소중한 기회인데… 이러한 판단 때문에 피해를 보는 선수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보다 철저한 심판 교육과 강력한 징계수위로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는 일을 막아야 할 것이다. 태권도의 발전을 위해서 많은 태권도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공정한 경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8. 해외심판,
    규정에 주심이나 부심이 정광판 확인하라는 규정이 있습니까?
    참고하라는 이야기는 있어도 규정은 없습니다.
    주심이 감점을 적용했을 때,기록원이 기록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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