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9일 열린 시도-연맹 회장간담회(위)와 선수들이 기능성 마스크를 착용하고 훈련하고 있다.(아래)

경기 주인공 선수 ‘안전과 편리’가 최우선
KTA, 현장 중심 의견 수렴하고 반영해야

대한태권도협회(KTA)가 6월부터 전국 규모 태권도 대회를 점진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겨루기를 비롯한 품새, 시범 경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대회 운영 계획에 따르면, KTA는 6월 12일부터 18일까지 강원도 태백에서 열리는 ‘제50회 KTA협회장기 전국단체대항태권도대회’를 정상적으로 개최한 후 코로나19 추이와 정부의 협조사항 등을 반영해 각 대학교총장기대회와 각 연맹대회를 승인할 예정이다.

KTA는 4월 29일 열린 시도·연맹 회장간담회에서 ‘코로나19 관련 전국대회 방역 계획’을 설명하면서 감염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육관 주요 공간 소독 및 발열체크 엄격화 △참가자 등 마스크 착용 의무화 △선수 대기 및 경기 운영 인력 최소화 △주·부심 마스크 착용 및 부심기 상시 소독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 중 상대 선수와 접촉과 대면이 불가피한 겨루기 경기는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제시하지 않아 혼선을 주고 있다. 품새와 시범경연에 비해 겨루기 선수들은 상대 선수와 몸을 부대끼면서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어 거친 호흡과 기침 등으로 인한 ‘비말(飛沫) 감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겨루기 경기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마스크 착용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겨루기 지도자들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경기할 필요가 없다며 ‘시기상조론’을 펴고 있다.

특히 무더운 날에 마우스피스를 끼는데 ‘일반 마스크’를 착용하고 2분 3회전 경기를 하는 것은 선수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행위라며 반대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미친 짓”이라고 흥분할 정도다.

하지만 중3과 고3 선수들의 상급학교 진학 등 더 이상 경기를 늦춰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쪽은 “경기 시간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선수들의 호흡(숨)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능성 마스크’를 쓰고 경기해도 된다”고 제안하고 있다.

현재 초·중·고 일부 팀은 ‘기능성 마스크’를 착용하고 훈련하고 있다. 기능성 마스크를 유통하고 있는 S업체 대표는 “2분 3회전을 하든 1분 3회전을 하든 마우스피스를 한 상태에서 일반 마스트를 쓰고 경기하는 것은 숨이 가빠 불가능하다”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를 한다면 선수들의 호흡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능성 마스크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TA는 겨루기 경기 ‘실행 매뉴얼’을 준비하고 있지만, 마스크 착용 여부 등 민감한 사안은 “검토하고 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 같은 KTA의 태도에 대해 겨루기뿐만 아니라 품새와 시범경연 등 각 종목의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실행 매뉴얼도 세워놓지 않고 성급하게 전국대회 계획을 발표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내 아마추어 태권도 대회를 총괄하는 최상위단체다운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권도 대회의 핵심은 경기의 주인공인 선수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자신의 경기력을 마음껏 펼치도록 하는 것이다. 경기가 열리는 체육관 안팎의 방역과 감염요소 차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이 안전하게 경기를 하는 것인데, KTA가 이 부분을 소홀히 다룬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제 전국대회 개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KTA는 이달 하순 미뤘던 심판교육을 하는 것보다 ‘공청회’를 열어서 겨루기를 비롯한 각 종목 경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공개적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공청회는 의사결정과정에서 전문가와 관련(해당)자들의 의견을 듣고 제도와 정책에 반영하는 민주주의의 요체이다. 만약 KTA가 선수-지도자-학부모-전문가들의 여론을 다양하게 수렴하지 않고, 몇 번의 내부 회의를 거쳐 각 종목 경기 실행(안)을 결정하려고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예기치 않은 감염과 사고가 발생하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다.

KTA는 하루빨리 ‘안전과 편리’에 초점을 맞춰 겨루기를 비롯한 품새와 시범 경기를 실제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은 내부 회의가 아닌 공개적 의견 수렴과 현장 중심 시뮬레이션이다.

특히 겨루기 같은 경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경기시간 탄력적 적용 △일반 마스크와 기능성 마스크 착용 비교 △안면 투명 머리보호대와 일반 머리보호대 착용 비교 △마스크 착용하지 않고 경기하는 것 등을 면밀하게 현장에서 테스트해야 한다.

한편 오는 7월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서정욱 전무이사는 “대회를 앞두고 고민이 많다”면서 “상위단체인 KTA가 먼저 대회를 어떻게 하는지 보고, 초등연맹 상황에 맞게 여러 의견을 수렴해  차질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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