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일러스트=태권박스미디어 김혜원
“괴문서와 SNS 찌라시를 생산·유포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실체를 숨기지 말고 당당히 모습을 드러낸 후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그래야 공감대와 설득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그들이 목표로 세운 적폐세력 청산과 태권도 개혁이라면!”

시대가 변해도 정체불명 유인물(괴문서), 속칭 ‘찌라시'(ちらし·여러 사람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든 종이 쪽지를 속 되게 이르는 말)는 여전하다.

최근에는 전단지 성격의 괴문서보다는 인터넷 발달로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 ‘SNS 찌라시’가 횡행하고 있다. 이것을 통해 통해 각 분야의 풍문과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흔히 ‘단톡방’을 통해서도 정제되지 않은 헛소문과 다분히 개인의 추측성 글들이 유포되어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 같은 풍토는 태권도 제도권과 그 언저리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태권도계에서 유포되고 있는 정체불명의 괴문서와 SNS 찌라시는 △출처가 분명하지 않고 △분명한 목표물이 있으며 △불특정 다수에게 뿌려진다.

이런 괴문서와 SNS 찌라시가 통용되는 태권도계는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없다. 물론 이 같은 유인물은 ‘사실(fact)’인 내용도 많고,  특정인과 특정 집단의 부조리와 문제를 공론화하고 척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괴문서와 SNS 찌라시는 태권도계를 혼탁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그 내용이 사실일지라도 다중에게 공표했기 때문에 명예훼손이 성립될 뿐만 아니라 불신과 불통을 부채질하는 독소이다.

더 큰 문제는 사실무근의 허위사실이 진실인 양 확대·재생산되는 것이다. SNS 찌라시의 ‘거짓 주장’과 허위 사실은 파괴력이 엄청나다. 개인의 인격모독과 명예훼손은 물론 그 사람이 소속되어 있는 조직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SNS 찌라시에 오르내린 사람들의 스트레스와 심적 고통은 심각할 정도다.

최근에도 SNS를 통해 특정인들을 겨냥해 ‘태권도 적폐세력’이라고 규정하고, 그 내용을 명시한 찌라시가 유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글을 쓰는 기자는 비판 대상자들을 두둔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하지만 그 내용이 대부분 근거를 토대로 한 내용이라고 할지라도 그 안에는 잘못된 내용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사생활과 인격을 침해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 같은 상황이라면 누구나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마녀사냥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

여기서 되짚어볼 것은 괴문서와 SNS 찌라시를 생산·유포하는 사람들이 익면성과 비대면성을 교묘히 활용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잔꾀와 꼼수를 지나쳐 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작성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또 그것을 하는 취지가 ‘적폐세력 청산’과 ‘태권도 개혁’이라면, 왜 당당하게 나서서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지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유포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폭로할 수도 있고, 아니면 <입장문> 형식으로 각 언론에 보낼 수도 있을 텐데,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특정인과 특정 집단을 비토하고 성토하는 것은 비겁하고 비루하다. 또 ‘진정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것이 아니냐는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2014년 개봉한 영화 ‘찌라시 : 위험한 소문’ 포스터

따라서 이러한 괴문서와 SNS 찌라시를 생산·유포하는 사람들이 개혁 대상보다 더 나쁘다는 개탄이 새어나오고 있다. 무엇이 두렵고 무서워 음습한 곳에서 특정인과 집단을 저격하는지 따지지 않을 수 없다. 괴문서와 SNS 찌라시 내용이 조작과 왜곡이 아니라면 당당하게 실체를 밝히고 문제를 제기하는 게 마땅하다.

심리전문가들은 괴문서와 SNS 찌라시가 삽시간에 퍼지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문을 전하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소문은 더 멀리 퍼져 여러 사람들이 자주 입에 올릴수록 더 큰 믿음을 주기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그것을 공유하면 근거가 부족해도 사실인 것처럼 인식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소문, 나를 괴롭히는 정체불명의 괴물』의 저자 미하엘 셸레는 “거짓소문이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확실성에 대한 인간의 욕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소문의 주인공만이 아니라 거짓소문 때문에 편견을 갖게 되어 잘못된 판단을 한 사회 구성원들도 피해자”라고 우려했다.

유언비어와 낭설 등 소문이 퍼지는 속도는 건강하지 못한 그 사회의 속성 이외에 다양한 네트워킹을 맺고 있는 ‘허브’의 숫자와 정비례한다는 말이 있다. ‘허브’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단언컨대, 각종 정보를 취합하고 자신들의 잣대로 재단하는 ‘허브’들이 태권도계에서 횡행할수록 그들의 우월적 심리가 심해져 신빙성이 없는 허위 사실과 유언비어가 번식할 가능성이 높다.

괴문서와 SNS 찌라시를 생산·유포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실체를 숨기지 말고 당당히 모습을 드러낸 후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그래야 공감대와 설득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그들이 목표로 세운 적폐세력 청산과 태권도 개혁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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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 사이버명예훼손 성립요건은 우선 내용의 진실과 관계없이 구체적인 사실을 작성하거나 말함으로써 그 대상의 평판이나 공동체적 가치, 인격 등에 악영향을 미칠 때입니다. 또는 남을 비하하는 문장을 작성하거나 말했을 경우 그 내용을 많은 사람들이 보고 듣는 경우이어야 성립됩니다. 다른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장소에서 둘만 문자를 주고 받는 것으로는 본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 서기자님은
    소신있고투철한기자관을갖고계신훌륭한분입니다.
    가짜언론사이비기자…말에위축되지마시고
    쭉…지금처럼밀고나가세요
    서기자님!!!응원하는태권도인…학생을 많습니다.

  3. 서성원기자님 항상 도장을 위해서 애써주시고 노력해주시는 부분 전국 관장님들이 다 알고 있습니다.힘내시고 앞으로도 도장을 위해서 지금처럼 힘내주십시오!!!

  4. 원칙적이고 참좋은 글입니다
    이곳 또한 얼굴안보이는 공간이라서 용감한 (?) 사람들로인한 댓글이 한사람의 정체성을 망가뜨리는일이결코
    있어서는 안될일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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