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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연구원 충원 시급, 집행부의 전향적인 지원 정책 기대

최근 국기원태권도연구소 손천택 소장(인천대 교수)이 짐을 싸서 나갔다. 자신의 본거지 인천으로 갔다.

국기원은 조만간 규정에 따라 개방직 신임 소장을 공모한다. 임기 1년의 상근직이다. 평가가 좋으면 재계약할 수 있다. 전례에 비춰봤을 때 지원 자격은 체육 관련 박사학위 소지자로 태권도 관련 연구가 많은 교수 경력자 혹은 그에 준하는 학자 활동 경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2012년 6월에 부임한 손 소장이 떠나자 문득 2006년 봄에 개소한 국기원연구소의 부침(浮沈)이 오버랩(overlap) 됐다. 그리고 이규석 초대 소장부터 이봉 소장과 손 소장에 이르기까지 11년의 발자취와 명암이 스쳐갔다.

평소 연구와 학문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히 국기원연구소를 자주 방문했고, 기회가 주어져 연구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국기원연구소의 민낯과 제약,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곤 했다.

물론 성과도 있었다. 신년교례회를 통해 대학 교수 및 학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객원 연구원 제도를 도입해 학계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또 한 해 동안 연구한 결과물을 공개하고 토론하는 발표회를 개최하고, 2015년 7월에는 ‘국기원태권도연구’가 한국연구재단 등재후보학술지로 선정되는 경사도 있었다. 이 밖에도 적지 않은 실적을 구태여 내려 깎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11년이 지난 현재, 지각있는 태권도인들은 묻고 따진다. 연구소가 출범할 당시의 취지와 명분을 어느 정도 실현하고 있을까?

또 국기원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것처럼 ‘미래의 태권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태권도 아카데미로서의 학술적 연구뿐만이 아니라 지도자 교육 커리큘럼 개발, 도장 활성화 방안을 수립하여 태권도의 기간 연구 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굳이 콕 짚어 말하지 않아도 국기원연구소에 대한 평판이 어떠한 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국기원연구소를 걱정하며 애잔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첫째, 국기원 구조의 제도적 틀 속에 갇혀 있다.

둘째, 다른 부서에 비해 균등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셋째, 사무국 행정과 업무를 보조하는 ‘보조 부서’처럼 보인다.

넷째, 독립성을 갖춘 상태에서 태권도의 싱크 탱크가 돼야 한다.

다섯째, 태권도학의 기틀을 조성하고 학문의 미래를 개척하는 생산성이 부족하다.

이 같은 지적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그만큼 설득력이 있다는 얘기다. 위의 다섯 가지 문제를 관통하는 요체는 무엇일까? 바로 국기원연구소의 연구 여건, 즉 전문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연구소의 불안전성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현안이다.

현재 국기원연구소 인력은 부실하다. 정규직 과장급 선임연구원(수석연구원 직무대행) 1명과 정규직 주임급 연구원 1명, 촉탁직 계약 연구원 1명 등 3명 밖에 없다. 수석연구원은 1년 넘게 공석이고, 1명의 연구원은 육아 휴직 중이다.

캡처
2014년 12월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국기원연구소 주관으로 ‘2014년도 연구결과 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구 활동의 안전성을 유지하며 성과를 내고 연구소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다. 이치에 맞지 않다. 주위에선 정규직 연구원 4∼5명 상근해야 유기적인 연구 활동이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 시급한 것은 연구 예산을 확충하는 것보다 정규직 연구원을 충원해 연구소다운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다. 명색이 세계태권도본부 연구소인데, 정규직 연구원이 달랑 2명 근무한다는 게 정상적인가?

설사 연구 예산을 늘린다고 해도 연구원이 충원되지 않으면 각종 프로젝트에 대한 아웃소싱이 계속되어 ‘용역 위탁 연구소’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기원연구소의 주요 사업은 태권도 정책연구, 과학연구, 교육연구, 산업경영연구로 나눌 수 있다. 이 같은 사업을 유기적으로 또 일관성있게 추진하기 위해선 ‘독립된 연구부서’로 거듭 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연구원들이 정치와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연구에 전념하도록 안정된 근무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그리고 태권도 연구력을 강화하고 각종 학술사업을 지원하는 객원연구원 제도를 실질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국기원연구소를 국기원 내부의 변두리 부서로 치부해선 안 된다. 그런 시각을 갖는 것 자체가 위험한 발상이다.

앞으로 국기원연구소의 내실화가 튼튼하게 이뤄져 (1)국내외 태권도 학술 풍토를 선도하고 (2)추진한 연구 성과를 떳떳하게 공개하며 (3)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와 정보를 공유해 연구 분야에 대한 문제와 대안을 모색하는, 그야 말로 ‘자랑스러운 연구소’가 돼야 한다.

태권도인들의 매몰찬 비판보다는 애정 어린 응원이 필요하다. 특히 국기원 집행부의 따뜻하고 전향적인 연구소 지원 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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