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운규 원로

엄운규 원로기술 개발 비화 공개, 태권도 발차기

 

“서 기자 왔어?” “예,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5월 31일 오전 10시 25분, 서울 강남에 있는 청도관(靑濤館) 사무실에서 엄운규 원로를 만났다. 엄 원로를 보필하고 있는 임보순 씨(국기원 심사위원)에게 미리 ‘찾아 뵙겠다’고 알리고 간 길이어서 우연한 만남은 아니었다.

엄운규 원로
엄운규 원로

엄 원로는 비슷한 연배의 태권도 원로들에 비해 건강했다. 기억도 또렷한 편이어서 6∼70년 전의 태권도 현안과 추억을 생생하게 설명해 줄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태권도 현대사를 함께 일구어온 친구 이종우 원로가 타계하고, 얼마 되지 않아 아내마저 세상을 떠나자 심신이 쇠약해져 바깥출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주위에선 ‘세월에 장사가 없다’며 올해 88세인 엄 원로의 쇠약(衰弱)을 걱정했다.

하지만 이날 오랜만에 만난 엄 원로는 생각한 것보다 건강해 보였다. 얼굴엔 생기가 돌았고, 어투엔 힘이 있었다. 또 70년 전 수련했던 일보대련(一步對鍊)과 삼보대련(三步對鍊)을 설명하고, 자신의 주특기인 이단 옆차기와 뒤돌려차기, 뒤돌아 옆차기를 설명할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직접 시연을 했다. 그만큼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는 것을 의미했다.

엄운규 2
1950년대 중반 서울 시공간에서 열린 연무대회에서 엄운규 원로(왼쪽)가 점프 이단 옆차기를 하고 있다.

엄 원로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몸이 날렵해 대련을 잘했다. 자화자찬 같지만 발기술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다. 이원국 스승에게 옆차기와 돌려차기를 배웠다. 옆차기는 높게 안 차고 가슴과 복부를 겨냥했다. 스승님은 직접 몸으로 보여주며 가르치기보다는 말로 설명했다. ‘모션(motion)’이라고 보면 된다. 나는 한국전쟁(6. 25)이 일어나기 전에 이러한 기본 발차기를 나의 체형에 맞게 습득해 응용하고 창안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이단 옆차기’와 ‘뒤돌려차기’, ‘뒤돌아 옆차기’ 등이다. 이런 기술은 나 밖에 하지 못했다.”

엄 원로는 뒤돌려차기도 자신이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원국 스승에게 돌려차기를 배운 후 뒤돌려차기도 내가 창안했다. 왼발을 중심축으로 삼고 컴퍼스처럼 한 바퀴 돌아 상대방의 얼굴을 찼다. 내가 이런 발차기 기술들을 잘 구사하다 보니 선배 유단자들은 나와 대련을 하는 것을 꺼렸다.”

그를 만나는 동안 김명수 전 국기원 이사와 김호재 전 연수원 학감 등이 청도관 사무실에 와서 엄 원로와 이야기를 나눴다. 청도관 출신의 이규석 아시아태권도연맹 회장도 가끔 와서 엄 원로의 말벗이 되어 주곤 한다.

현재 국기원은 엄 원로 생애사를 집필해 내년 초순 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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