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승급심사에서 초록띠로 승급한 중년 수련생들

 

한 달에 한 번, 열심히 수련한 모습을 평가합니다. 태권도장에서는 ‘승급심사’라고 합니다. 기초체력, 기본동작, 품새, 겨루기를 평가합니다. 학생들도 어른들도 평가 기준은 같습니다.

​승품·단 심사는 6단 이상의 태권도 지도자들 중 승품·단 심사위원 자격을 가진 분들 중 협회의 위촉을 받은 분들이 심사를 봅니다.

정확한 기준이 있습니다. 일선 태권도장의 심사는 각 도장의 관장님들이 평가를 합니다. 전 심사는 엄격하게 봅니다. ‘실력’보다는 ‘태도’를 봅니다.

저의 수련생들이 확실하게 인지하는 게 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안 좋은 벌레가 뭐니?”
제가 묻습니다.
수련생들은 큰 소리로 대답합니다.
“대충입니다.”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직 배우는 학생들이니 틀릴 수도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대충 하는 건 태도의 문제이기에 그것만큼은 허용하지 않습니다.

도장 뒤쪽에 걸려있는 문구는 “무엇이 될래?”.
누가 깨주면 프라이, 스스로 깨면 병아리. 노력의 가치를 늘 강조하고 있습니다.

성인들도 예외는 없습니다. 운동은 즐겁게 해야 하지만, 승급 체계가 있는 태권도이니만큼 평가만큼은 엄격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갓 어린 티를 벗은 약관의 청년부터 모든 말을 객관적으로 들을 수 있다는 이순의 어르신들까지 흰 도복을 입고 임하고 있습니다. 제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여 주십니다. 그러기에 더욱 공부하고 신중하게 됩니다.

“심사를 본다는 것 어떠세요?”라고 여쭈면 이렇게 말씀하세요.
​“이 나이에 어디서 이런 긴장감을 맛보겠어요. 정말 좋습니다. 관장님이 무섭습니다.”

품새 심사를 마치면서 말씀하십니다.
“와~ 진짜 떨리네.”

박범진 관장이 도장에서 승급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박범진 관장

저는 승급심사의 심리적 가치를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과 스스로 땀 흘려 얻는 ‘성취’에 있다고 봅니다.

승급심사 결과는 심사 후 즉시 발표합니다. 삼촌의 연세이신 수련생이지만, 한 가정의 어머니이신 분이지만 이렇게 고개를 숙여서 감사하게 받아주십니다. ‘합격’, ‘승급’이라는 것은 쉽게 얻는 것이 아닌, 한 달간의 구슬땀을 통해 얻은 소중한 가치니까요.

지난 9월에 승단심사 합격해서 2년 수련 만에 검은 띠가 된 수련생이자 학부모는 기쁨의 표정을 감추지 못합니다. 서 있는 다리가 덜덜 떨리기까지 하더라고요.

매우 좋다고 합니다. 성취의 힘입니다. 중년이 넘어가면 생계에 모든 초점이 맞춰집니다. 도전과 노력, 성취감을 맛볼 기회가 많이 줄어 들죠. 하지만 태권도 승급심사에는 도전, 노력, 성취의 가치가 고스란히 녹아 숨 쉽니다.

​성취감이란 것은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큰 동기가 됩니다. 아울러 삶의 큰 활력이 되기도 합니다.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이죠.

바로 ‘이것’이라고 믿고, 그 큰 선물을 가슴에 안겨 드리기 위해 수련생보다 더 굵은 땀방울을 흘립니다. 이것은 바로~.

[박범진 주요 이력]
구미 태풍태권도장 관장
2017년 제11회 전국태권도장 경영 및 지도법 경진대회 금상 수상
대한태권도협회 지도법 교육강사
제이칼리쿠 품새팀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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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태권도의 가치와 태권도의 매력을 어른들에게 전할 수 있는 도장이네요. 이렇게 조금씩 저변이 넓어지길 기대해봅니다.

  2. 박범진 사범님의 성인태권도 전파의 사고와 노력을 응원합니다. 이런 사고가 전국 도장에 더 많이 확산되어 가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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