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병관 교수

“전자호구 때문에 태권도 경기가 재미없어진 것이 아니고, 잘못된 전자호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경기가 재미없어졌다.”

서성원 기자 / tkdssw@naver.com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센서 감응(접촉) 방식의 전자호구’를 비판하며, 발차기 스피드와 파워를 제대로 반영하는 전자호구 득점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창(主唱)해온 류병관 교수(용인대 태권도학과)가 도쿄올림픽 태권도 경기를 보고 직격탄을 날렸다.

류병관 교수는 7월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전자호구가 삼켜버린 태권도 경기,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경기 자체가 문제”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태권도 기술은 사라지고 점수 내는 요령만 남았다”며 “파워는 없어지고 (센서 감응 전자호구에) 문지르고 부비고 달게 하는 요령만 남았다. 빠르고 강한 발차기와 빠른 몸놀림은 사라지고, 앞발과 흐느적거림만 남았다”고 개탄했다.

류 교수는 이어 “(이렇게 된 것이) 누구 책임인가? 단언컨대 승부로 장난치던 나쁜 심판들 때문이고, 승부를 조작하고 이득을 얻던 자들 때문”이라며 전자호구 판정 시스템이 도입된 원인을 토로하면서 “그런데 이런 센서 감응 전자호구는 아니었다. 왜 이런 엉터리 전자호구 시스템을 여전히 고집하느냐”며 따졌다.

이에 앞서 류 교수는 2018년 9월 <태권박스미디어>와 인터뷰에서 “사람이 하는 것보다 전자호구로 판정하면 공정하다고 해서 전자호구를 도입했는데, 처음 만들 때 잘 만들었어야 했다. 전자호구 때문에 태권도 경기가 재미없어진 것이 아니고, 잘못된 전자호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경기가 재미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도 류 교수는 새로운 전자호구 득점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T분야에서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가 잘못된 방식으로 만들어진 전자호구 센서 감응 시스템을 고수해 선수들의 기술과 지도자들의 지도방식이 거기에 길들여졌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헤드기어가 돌아가도록 맞았는데, 얼굴 점수가 안 나오고, 대포 소리가 나는 발차기보다 전자호구에 살짝 닿은 발이 점수가 나오는 식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며 “발바닥 센서만 없앨 것이 아니라 스피드와 파워를 제대로 반영하는 전자호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8년 3월, 태권도가 국기로 지정된 후 정부가 태권도 발전전략을 추진하자 그는 “새로운 전자호구 시스템 개발에 정부 지원 예산을 가장 먼저 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류 교수는 글을 갈무리 하며 “현재 전자호구 채점 시스템에 경기규칙이 따라가서는 안 되고, 규칙이 태권도 기술을 변형해서도 안 된다”며 거듭 스피드와 파워를 제대로 반영하는 전자호구 득점시스템을 개발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대한태권도협회와 세계태권도연맹은 공기압 방식 등 새로운 전자호구 시스템을 적용해 ‘관람형 태권도 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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