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사범이 난민 어린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오후에는 품새 및 발차기 수련을 하고, NGO 도움을 받아 19명의 승단심사를 실시했다. 그들의 눈빛에서 태권도를 향한 열망과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의지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들의 눈빛을 보며 나의 어깨는 또 하나의 새로운 숙제로 무거워졌다.”

처음 에티오피아에 도착했을 때는 수도 아디스아바바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아프리카 같지 않고 높은 빌딩과 자동차들이 많아 깜짝 놀랐다.

하지만 이곳에 적응을 하면서 열악한 환경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태권도 훈련 시설이나 수준도 마찬가지였다.

대한민국의 시설과 환경에서 아무런 부족함이 없이 태권도 수련을 하고 훈련을 했던 내가 에티피아의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도 부족함이 없이 훈련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기에 배부른 소리를 하는구나 하는 반성을 하는 계기도 되었다.

에티오피아는 오래 전부터 세계 모든 순수민간조직(NGO) 기관들이 다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왜 발전이 더딘 것인지 마음이 아프다.

2019년 1월 에티오피아는 약 100만 명의 난민이 수용소를 나와 사회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날 에티오피아 난민부(ARRA)는 “에티오피아에서 새로운 난민법이 제정됐음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새 법이 난민과 기존 사회의 삶을 향상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에티오피아의 새 난민법은 난민들이 수용소 밖으로 나가 정규학교에 다니고, 전국에서 여행하거나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난민들은 공식적으로 출생·결혼·사망을 신고할 수 있고, 은행 계좌와 같은 금융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우간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난민들은 남수단과 수단, 에리트레아 등 인접 국가에서 종족간의 갈등과 박해 그리고 가뭄을 피해 에티오피아로 넘어오고 있다.

그래서 현재 난민 캠프는 집계 된 것만 26개소가 넘어서고 있다. 에티오피아도 경제적으로 힘든데 난민들까지 받아버리는 에티오피아를 보면서 참 대단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6.25 전쟁 때 최고의 전투병을 보내준 나라답게 난민들을 받아 주는 배포는 감동 그 자체다.

이러한 에티오피아의 난민 정책에 발맞춰 대한민국에서도 에티오피아의 난민캠프를 돕고 있다.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FH(기아대책)의 한국인 매니저님의 요청으로 이번에 Shimelba라는 캠프를 방문하게 되었다. 비행기로 아디스아바바에서 메켈레로, 메켈레에서 쉬레로 이동하고 쉬레에서 캠프촌까지는 랜드크루즈(4륜)를 이용하여 한 시간 반을 달려 도착했다.

캠프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태권도장으로 향했다. 태권도장에 들어서니 100여 명의 학생들이 차렷 자세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역시 태권도는 예를 갖출 때 비로소 그 진가가 드러나는 무도인 것 같다.

세미나에서는 태권도의 기본기와 태권도의 정신을 가르쳤다. 오후에 참가하지 못할 학생들이 있다고 해서 빨리, 더 많이 가르쳐 주려고 마음이 급해졌다. 오전 세미나를 마치면서 캠프 아동들에게 태권도를 배워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그 어떤 것도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세미나를 마치고 난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환경을 보면서 나의 머릿속은 또 복잡해졌다. 이 모든 것들이 빠른 시일에 해결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도 신중을 기울였다.

오후에는 품새 및 발차기 수련을 하고, NGO 도움을 받아 19명의 승단심사를 실시했다. 그들의 눈빛에서 태권도를 향한 열망과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의지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들의 눈빛을 보며 나의 어깨는 또 하나의 새로운 숙제로 무거워졌다.

그리고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을, 태권도의 종주국인 대한민국에서 태권도를 배운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시간도 됐다. 대한민국에서 부족함이 모르고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아디스아바바에서 출발 전 난민캠프라 하니 아이들이 얼마나 우울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그럼 그 아이들을 보고 나의 마음은 또 얼마나 더 무거워질까 지레 짐작을 했다.

그런데 아이들은 나보다 더 환하게 웃었다. 오히려 그들에게서 난 힐링을 받고 힘을 얻어 돌아왔다. 난민캠프의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에티오피아에 있는 모든 어린이들이 그 밝은 웃음을 잃지 않길 바란다.

난민캠프에서 태권도 교육에 힘써 주던 현지인 사범과 FH ETHIOPIA 이기진 선생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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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김사범 수고가 너무나 많은 것 같네 그래도 보람있는 고생이라 보기가 좋네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지도자가 되기 바라네 김도진사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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