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태권도장 관장들이 ‘이직(移職)’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도장을 이전하는 것은 다른 곳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직업을 바꾼다는 것은 희망이 없다는 의미이다. 결국 태권도장 폐업이 가속화하고 있다.

태권도는 올림픽 핵심종목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대한태권도협회와 국기원 등 태권도 기관들의 사업예산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국기(國技)로 제정되는 등 태권도는 제2의 중흥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태권도장은 어떤가? 불황이 심화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출생률 감소, 어린이 통학버스 규제, 고액 심사비 논란, 부실한 심사 등이 맞물리면서 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필자는 전국태권도장연합회 임원들의 협력과 후원으로 5년 동안 부실한 심사, 학교태권도 심사, 정부의 차별적인 안전 정책과 비합리적인 어린이 통학버스 정책 등을 개선하기 위해 앞장서 왔다.

또한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서울시태권도협회, 문화체육관광부, 국회, 경찰청을 방문하여 태권도장의 중요성과 태권도 교육 가치, 도장 권익보호를 위해 의견도 전달했다.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서울시태권도협회는 어린이통학버스대책위원회, 학교태권도 교육과정 개선, 심사개선 등 태권도장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대한태권도협회는 2007년부터 도장지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지도자 교육과 심사개선 등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서울시태권도협회가 심사운영 개선을 위해 추첨판을 도입해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시태권도협회도 지난해 도장지원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지도자 세미나 실시, 심사운영 점진적 개선을 위한 심사평가교육담당관 도입, 하차확인 장치 설치 지원 등 태권도장을 위한 업무 추진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필자는 말로 하는 개혁과 개선이 아닌 태권도장 지도자들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오후에는 도장 교육과 운영, 오전과 새벽에는 태권도 단체의 도장지원 회의 및 연구 등 도장과 단체 일을 병행했다.

현장을 직접 뛰어 다니면서 많은 것들을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외부에서 볼 때는 태권도협회의 행정을 원칙만 보고 판단하겠지만 협회  내부에서 보면 단순히 행정 업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득권 지키기와 세력 만들기 등 정치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일도 많다.

태권도협회도 조직이고, 저마다 다른 구성원들이 존재하므로 정치적 성격을 띨 수 밖에 없다. 태권도장 지도자들도 구협회장 선거에서 정치적 패거리와 기득권들의 횡포, 편 나누기에 편승하고 피해를 당하면서 염증을 느껴왔다.

과연 태권도계는 정치와 달라야 할까? 태권도협회는 원칙만 있어야 할까? ‘내로남불’의 이중성은 얼마나 될까? 일부 태권도장 지도자들은 도장 교육과 경영의 게으름에 관대하고 왜 태권도협회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어댈까?

필자 김동석 칼럼니스트가 수련생 승하차를 돕고 있다.

2015년 1월, 어린이통학버스 충격과 대란에 많은 지도자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냈지만 개선하기 위해 행동하는 지도자들은 거의 없었다. 뒷짐만 진 채 누가 나서서 해결해 주겠지 방관하고, 기득권 정치 다툼과 마녀사냥에 휩쓸려 통학버스 부당함과 차별에 대한 분노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정작 태권도장과 가족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은 냄비처럼 끊다가 침묵하거나 잊어 버린 지 오래이다.

물론 불합리한 태권도 문제를 개혁하고 개선하는 것에 관심을 갖는 지도자들도 있지만 자신의 태권도장이 우선하기 때문에 직접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평과 불만을 쏟아내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지 않는 지도자들이 많고, 자신의 잣대로 평가하고 비방하는 것을많이 봤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는다’, ‘산에 가야 꿩을 잡고 바다에 가야 고기를 잡는다’는 말이 있다. 진심으로 태권도 개혁과 협회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현장을 찾아 나서야 한다. 문제가 된 진원지를 가지도 않고 강 건너 불 구경하듯이 밖에서 평가하고 비판하면 안 된다.

태권도협회를 알지 못하면서 비방만하고 사회적 이슈로 만들어 도장이 함께 침몰하게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다. 소영웅주의에 사로 잡혀 진정과 고발을 일삼는 것도 태권도 전체의 공익에 도움이 안 되는 공멸의 길이다. ‘감나무 밑에 누워 감 떨어지길 기다린다’는 속담처럼 협회가 불러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갖거나 포기해서도 안 된다.

손자병법 3장 모공(謀攻)편의 결구인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처럼 적을 알고 나를 알지 못하면서, 즉 협회와 자신의 장·단점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어떻게 태권도장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겠는가?

태권도장도 학부모와 수련생을 알고 나를 알면 소신있고 지혜롭게 태권도를 교육하고 도장 경영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태권도장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최저임금, 동승자 탑승의무화 등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초가삼간 다 타도 빈대 죽은 것만 시원하다며 공멸의 길을 갈 것인지, 갈수록 첩첩산중인 태권도장 위기에 지도자들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김동석 칼럼니스트 주요 이력]
현)전국태권도장연합회 회장
현)대한태권도협회 통학버스 대책위원
현)대한태권도협회 도장경영지원 자문단
현)서울시태권도협회 평가교육담당관
현)서울시태권도협회 도장지원특별위원
전)문체부 태권도 제도개선 TF위원
전)국기원 심사제도 총합 연구개발 연구원
전)대한태권도협회 심사운영 매뉴얼 TF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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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 태권도장이 살아야 태권도 산다 지도자의 노력이 필요하지요
    실천하는 지도자가 많아지면 꿈은 현실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2. 태권도장이 살아야 태권도가 산다!!!태권도장과 관장님들을 위해 항상 노력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로 남아 응원하겠습니다!!

  3. 김동석회장님과 같은 관장님분들이 함께 하신다면 세계태권도의 미래가 밝아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진심 고맙습니다^^

  4. 심사의 질이 높아지면 태권도장 권위도 높아지고 지도자도 존중 받습니다
    고액심사비 논란도 대안이 될수도 있고요

    심사는 도장 경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도장의 위기는 사회환경에 의해
    가속화 되는데

    협회와 도장의 변화가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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