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엄재영 사범(세계태권도손기술회 회장]

  • 박명수 사범의 중국 진출 과정과 꿈

14억 명의 인구가 살고 있고, 광대한 국토가 남북은 5,500km, 동서로는 우수리강과 해이롱강에 이르기까지 5,200km에 달하는 나라!

BC 221년 진(秦)나라의 시황제가 처음으로 통일을 이루고 그 후 많은 전쟁을 거쳐 마우쩌둥(모택동)이 이끄는 공산당이 1949년 10월 1일 건국한 중국!

공식 명칭은 중화인민공화국이다. 최근 경제 도약이 눈부셔 G2(group of TWO) 나라가 되면서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제 대국이 되었다.

나는 2019년 9월 1일부로 중국 북경체육대학교 교수로 가게 되었다. 중국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틈틈이 중국도장들은 어떻게 태권도를 교육하고 어떻게 운영하는지 생생한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방문한 곳이 한국인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이다. 개관한 지 2개월 밖에 안 되었다고 한다.

북경체육대학교에서 30분을 전철타고 가면 베이위안 이라는 곳이 나온다. 이곳에 아파트가 있고 외국인 학교도 있는데 그 사이에 제법 큰 complex building이 있다. 이런 자리는 중국에서도 좋은 자리라고 한다.

빌딩 안으로 들어가니 2, 3층은 모두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피아노, 축구, 미술, 유아 풀장 등 어린이들이 용하는 학원으로 되어 있다. 이 빌딩 3층에 개관 3개월 밖에 안 되는 용원형제(龍原兄第) 태권도장이 눈에 들어온다.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인원이 없다며 겸손해 하는 박명수 사범이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도장 인테리어는 세련된 디자인과 깨끗한 분위기를 강조하듯 밝은 색감으로 활기찬 도장이란 느낌을 받는다.

박명수 사범이 중국 현지 사범들을 지도하고 있다.

박명수 사범은 한국에서 강남구를 비롯해 5개의 도장을 운영하다가 3년 전 가족과 함께 중국 상해(上海)에 왔다. 그는 언어와 문화, 생활약식 등이 너무 많이 차이가 나서 바로 도장을 하지 못하고 상해에서 사범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정말 열심히 근무하며 남는 시간은 중국어를 배우는 데 힘썼다.

그러던 중 그 도장의 대표가 성실히 일하는 것을 보고 사범을 하는 것보다 사범들의 관리와 교육을 맡는 것이 어떠냐고 제의했고, 그 곳의 사범들을 지도하면서 수석사범이 되어 뀌며 중국 사범들을 하루 3시간씩 1년 동안 가르쳤다. 도장 수련생들도 열심히 가르쳐 인원도 많이 늘었다.

# 200곳 넘는 도장 견학하며 개관 준비
상해 생활을 정리하고 북경으로 자리를 옮겨 도장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무턱대고 유명하다는 도장을 찾아 다녔고 아무 도장이나 들어가서 견학을 하는 등 이렇게 방문한 도장이 무려 200 곳이 넘었고 심사숙고한 끝에 지금의 도장을 선택했다.

박 사범은 “중국은 쉽지 않은 나라이다. 모든 시스템이 자동화되어 있고 심지어 자판기는 안면 인식으로 결제를 하는 등 경제 발전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다”며 “특히 북경은 지방과 차이가 많이 난다. 물가도 3배가 넘게 비싸며 북경으로 들어와서 사는 것도 일정한 자격이나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함부로 도장을 개관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치밀하고 확실한 교육 시스템과 고도의 운영계획을 갖춰도 성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만큼 외국인이 돈을 벌기가 쉽지 않은 나라이다.

하지만 이 곳은 한국과 달리 차량운행이 없고 모두 학부모들이 픽업을 한다. 또 태권도 사범들을 존경하고 좋아해서 원칙대로 가르쳐도 잘 따라와 주는 편이다. 어린이들이 인성교육이 부족해서 태권도장에서 가르치면 좋은 도장으로 소문이 난다.

그는 “중국의 수련생들은 태권도 기능도 뛰어나다. 비디오를 보여주기만 하면 모두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운동 신경이 좋다”면서 “다만 정보와 기술의 공유가 없기 때문에 태권도를 못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했다.

# 3개월 만에 수련생 80명이 된 까닭
박 사범에게 ‘지금 수련생이 몇 명이냐’고 물었더니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는다”고 겸손해 했다. 그래서 출석부를 봤더니 수련생들이 80명을 웃돌았다. 3개월 만에, 그것도 중국에서 도장 경영을 잘하는 비결을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첫째, 제일 먼저 중국어를 할 줄 알아야 해요. 둘째, 수준높은 태권도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해요. 셋째, 철저히 분리된 도장 업무가 필요해요. 넷째, 엄격한 수련 과정과 인성교육이 중요해요. 그리고 직접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태권도 동작과 기술을 잘해야 합니다.”

북경의 태권도 교육비는 어마어마하다. 박 사범이 운영하는 도장은 교육비가 비싼 편은 아니다. 연간 교육비가(주 2회)가 13,800¥(2,400,000), 승급 심사비가 300¥(51,000원)이다. 식사 한 끼가 30위엔 정도 밖에 안 되니까 높은 금액인 셈이다.

개인 지도 교육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다. 그래서 도장의 직원들도 사범을 포함에 8명이 있다. 각자 맡은 영역을 성실히 수행한다. 특히 사범의 역할이 중요한 데, 최소한 북경의 사범들은 엘리트들이고 태권도를 잘 가르치는 사범을 선호하며 공놀이 등 놀이형 프로그램을 자주 하는 도장은 많지 않다.

물론 북경이라는 대도시에서 가능한 이야기다. 북경을 벗어나면 이 금액에 절반도 안 되는 교육비를 받고 운영하는 도장들이 대부분이다. 빈부의 격차가 심하다.

# 한국 태권도 제도권에 바라는 것
한국의 태권도 제도권에서 한인 사범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한국은 태권도의 종주국으로 그 위상이 높다. 하진만 해외에 나가 있는 한인 사범들은 기술과 정보에 너무 취약하다. 그러다 보니 2~3년이 지나면 교육과 지식에 대한 발전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한인 태권도장들을 위한 태권도 보수교육 실시 △한국에서 유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 공유 △태권도 단증 위상 강화 등을 꼽았다.

박 사범은 “한인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국기원이나 대한태권도협회에서 세미나를 주최하고, 중국 태권도장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귀 기울여 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범은 2년 안에 수련생 200명을 목표로 삼고 있다. 목표가 완성되면 2관을 바로 개관할 생각이라고 했다.

엄재영 사범(왼쪽)과 박명수 사범

박 사범과 인터뷰가 끝나고 저녁을 먹으며 못다 한 중국 이야기를 들으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가 말한 것 중 아직도 이 말이 귀에 맴돈다.

“중국을 우습게 보지 말아야 합니다. 대단한 나라입니다. 중국인들은 부지런하고 생각보다 착하며 열심히 사는 사람들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일부의 영상들을 보고 판단하시면 안 됩니다. 정말 상상도 못할 정도로 크고 거대한 나라입니다. 정말 섬세하고 치밀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나라죠. 이제 태권도 중국 진출은 호흡을 고르고 새로운 각도로 설계해야 해요.”

[필자 엄재영 약력]
(현)북경체육대학교 교수(2019)
(현)대망태권도장 관장
대한민국 훈장 기린장 수상(2016)
2011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1위
(현)세계태권도 손기술회 회장(2019)
(현)kta 실기 강사(2019)
(현)국기원 품새 강사(2019)
(현)kta 태권도장 교과서 집필(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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