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사범(오른쪽)이 대회를 마치고 '태권도 사랑'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ebs 방송 캡처

김도진 사범의 에티오피아 태권도 통신(14)

드디어 학수고대하던 ‘에티오피아주재 대한민국대사배태권도대회’를 내가 위임받아 총괄 진행했다. 내가 이 곳에 온 지 4년 만의 일이고, 대회는 5회 째이다.

1회부터 4회까지는 에티오피아월드태권도연맹(중앙태권도연맹)이 주관했다. 중앙태권도연맹이 태권도 대회를 치르면서 많은 문제점을 일으켰고, 그들은 나와 다른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대회를 진행하기 전부터, 그리고 마치고도 잡음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대회 3회 째부터 나는 대회의 진행에 도움을 주기 위해, 그리고 좀 더 발전한 대회를 위해 여러 가지 제안을 했지만 그들은 온갖 핑계를 대며 내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외국인 사범의 작은 의견은 수용하고 싶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들은 내가 에티오피아에 있는 동안 대회를 망쳐 버렸고, 4회 째에는 전국대회였음에도 40명도 안 되는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대회를 치렀다.

내가 중앙연맹에서 유스스포츠아카데미로 기관을 옮기고 어느 독지가의 도움으로 태권도 훈련장을 멋지게 리모델링을 했다. 하지만 태권도 대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았다.

그런데 작년 말 경제 사절단을 모시고 에티오피아에 들리신 부산광역시태권도협회 김상진 회장님의 저녁식사 자리에 초청을 받아 갔다. 그 곳에서 몇 번 만난 적이 있는 EKOS 회장님과 담소를 나누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김상진 회장님이 EKOS 회장님께 태권도 대회를 적극 추천했다. 깜짝 놀랐다. 내 꿈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바람에 마음이 설레였다. 두 회장님의 결단으로 태권도 대회는 2019년 안에 개최하기로 결정하고, 그 때부터 나만 발 빠르게 움직이면 됐다.

#에티오피아 중앙태권도연맹 방해와 술책

한국에서도 태권도 대회를 치르려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데, 해외 그것도 아프리카에서 대회를 치르려니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중앙연맹의 도움은커녕 방해가 시작되었고, 대회를 승인받기 위해서 아디스아바바연맹에 손을 내밀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아디스아바바연맹이 승인하고, EKOS와 한국대사관이 주최·후원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리고 내가 대회 총괄을 위임받아 전체적으로 준비했다.

대회 개최를 결정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이 국기원에 태권도시범단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나는 에티오피아의 태권도 가족들에게 정말 멋진 태권도 시범을 보여주고 싶었고, 국기원 시범단은 나의 그 바람보다 더 큰 선물을 주고 갔다.

국기원 시범단의 태권도 공연을 통해 에티오피아 태권도 가족들은 태권도가 얼마나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것인지 다시 한 번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타국에서 대한민국을 그리워하며 살아가고 있는 한인 분들에게는 고국을 그릴 수 있는 감동의 시간이기도 했다.

나도 시범단의 공연을 보며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고생한 모든 것이 사라지고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정말 국기원 시범단은 대한민국 최고의 홍보대사이다.

270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 경기 모습

그 다음 내가 한 일은 KPNP 시스템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대도 전자호구 시스템으로 대회 운영을 할 수 있었지만 중앙연맹이 쥐고 놓지 않아 다른 대회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난 전자호구 시스템을 놓고 고민을 하다가 에티오피아 태권도 인들이 한 번도 사용해보지 못한 KPNP를 사용하게 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 판단하고 주문을 했다. 이렇게 에티오피아는 대도와 KPNP 두 가지 전자호구 판정시스템을 갖춘 나라가 됐다.

그런데 막상 KPNP 시스템을 받고 나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경북태권도협회 김대유·전광득·유인근 사범들에게 보이스톡으로 시스템을 배웠다. 인터넷이 느려 가끔 소리도 질러가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보이스톡으로 물어보는 내가 귀찮았을 텐데 친절하게 알려준 사범들께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 상금 수여-포토존 설치 등 새로움 추구

이번 대회는 에티오피아에서 최초로 시도한 것이 많았다. 대회 참가 신청을 E-mail로 받았고, 전자호구로 2개의 겨루기 경기장을 운영했다. 또 오픈대회 최초로 품새까지 총 3코트로 대회를 치렀다.

그리고 개회식뿐만 아니라 대회 모습까지 여러 방송국에서 중계방송을 했다. 현재 유투브에서대회 영상을 볼 수가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에티오피아에서 최초로 최고의 상금과 한국에서 가져 온 품질 좋은 메달을 수여했다.

태권도 경기장을 찾은 에티오피아 사람들. ebs 방송 캠처

더불어 대회장 분위기를 개선하는 데도 많은 것을 투자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대형 포토존을 설치하고 곳곳에 스폰서 배너를 배치해 대회장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그리고 개회식 때 에티오피아 태권도 1세대 사범님을 초청하여 그 분이 에티오피아에 태권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공헌한 것을 기리며 마음을 담아 감사장을 드렸다. 1세대 사범님을 존중하고 감사장을 수여한 것도 이번 대회가 처음이었다.

대회를 마치고 나니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5개월 동안 동분서주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 중에서도 중앙태권도연맹이 각 지방태권도연맹으로 우리 대회에 참가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서 능동적으로 대응하던 것이 떠올랐다. 그 때는 가만히 당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번 주는 오로모, 다음주는 암하라, 그 다음주는 티그라이 등 이런 식으로 각 지방을 순회하며 대회 홍보를 했다.

에티오피아 지방태권도연맹 임원들의 손을 잡으며 협조를 구했다. 나의 진심이 통한 것인지, 아니면 오랫동안 중앙태권도연맹의 무능에 화가 난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각 지방태권도연맹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줘 27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큰 대회가 됐다.

대회 마지막 날, 모든 사범들과 태권도 선수들에게서 희망의 눈빛을 보았다. 이제 나 혼자만의 싸움, 나 혼자만의 여정이 되지 않겠구나! 많은 에티오피아 태권도 가족들이 나에게 힘이 되어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번 대회가 새로운 출발선이다.

대회 관련 방송 유투브 주소 :
YouTube에서 ‘ሲም ካርድ ከኮርያኖቹ የቴክዋንዶ ተፋላሚዎች ጋር ልዩ ዝግጅት/Sim Card With Koreya Techwando’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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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드디어 난제를 극복하여 에디오피아 태권도의 마중물이 되셨네요. 앞으로도 비젼을 갖고 헌신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축복합니다.

  2. 일단 타지에 나가서 태권도를 위해 힘써주시는 분들께 감사하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렇게 선진국이 아닌 곳에서 많은 어려움과 난제들을 극복하시는 것을 보고 꼭 내가 따라갈 필요는 없구나 내가 그 길을 만들면 되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에티오피아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을 셨을 텐데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신 게 멋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저도 많은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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